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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하얗게… 파랗게… 김혜나씨의 여름철 집안꾸미기

입력 | 2006-07-14 03:08:00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살려 조금만 땀을 흘리면 장마철에도 쾌적한 집안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사진은 김혜나 씨 집의 거실 벽면. 원대연 기자

조개껍데기와 비즈 등 간단한 소품으로 시원한 분위기를 연출한 ‘아쿠아 인테리어’.


《직소기, 클램프, 글루건, 샌더, 도브테일. 웬만한 주부들에겐 이름도 낯설지만 세 살배기 딸 ‘벼리’ 엄마인 김혜나(34) 씨에겐 손때가 묻어 친근한 물건이다. 현관에서 욕실, 베란다까지 집안 어느 한 곳 안 닿은 데가 없는 그녀의 애장품. 집 꾸미기 공구들이다. 1999년 이사 간 전셋집의 부서진 신발장. 어설펐지만 남편과 직접 고쳐본 것이 조그만 시작이었다. 광고사(남편)와 제과회사. 동떨어진 직종의 회사에 다녔지만 부부는 집 꾸미는 매력에 빠져 들었다. 웬만한 가구는 직접 만들었다. 여름휴가 땐 바캉스도 생략한 채 뚝딱뚝딱 망치질을 했다. 그렇게 쌓인 노하우를 2001년부터 인터넷 홈페이지에 담았다. 아기 사진을 올리려고 만든 사이트여서 처음엔 취미활동 수준이었다. 그게 입소문을 타며 방문객이 늘어 인기 DIY 정보 사이트 ‘혜나하우스 닷컴(www.hyenahouse.com)’으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100만 명 이상 다녀갔고 최근 책으로도 나왔다.》

남의 손에 공사 한번 맡긴 적 없이 8년간 손수 집을 꾸며온 ‘당찬 아줌마’ 김 씨를 만났다. 자칫 집안이 눅눅해지기 쉬운 요즘, 쾌적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여름철 집안 꾸미기 비법을 들어봤다.

○ 명확하고 일관된 주제 잡기

화사한 봄 분위기를 내는 오밀조밀한 인테리어는 여름엔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 최대한 소품을 줄이고 심플하게 연출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집안 전체를 하나의 주제로 통일하면 안정감을 살리면서도 넓어 보여 시원한 느낌을 준다. 모험을 피하고 싶다면 여름에 어울리는 블루나 화이트 계열 색상을 베이스로 하면 된다.

김 씨가 적극 추천한 주제는 ‘아쿠아 인테리어.’ 푸른색은 침실 거실 욕실 어디에도 무난하다. 거실은 테이블 위에 블루 타일로 만든 보를 깔고 투명 어항에 파란색 볼과 물만 채워도 바다 기운이 가득하다. 소품은 대형마트 등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신혼부부라면 ‘로맨틱 스타일’도 어울린다. 김 씨는 “화이트를 기본으로 하늘거리는 시어(sheer) 소재나 레이스 위주로 선택하고, 딱딱한 가구의 귀퉁이에 몰딩 등을 덧대 부드러움을 주는 것이 팁”이라고 말했다. 침실 창가의 커튼 윗부분에 금색 태슬을 달면 그리스 산토리니 섬의 바다 냄새가 느껴진다.

○ 여름의 효자 아이템 비즈

큼직한 크기와 화려한 색감의 비즈(beads)는 체감온도까지 낮추는 여름의 인테리어 효자 아이템. 스탠드 조명에 여러 색깔로 반짝이는 비즈 하나만 달아둬도 로맨틱한 여름밤을 연출할 수 있다. 비즈로 만든 발은 햇빛을 차단해 줘 더욱 유용하다. 완성품도 많지만 작고 둥근 일반적인 비즈보다는 꽃이나 하트, 나비 모양의 비즈가 이국적이면서도 우아하다는 게 김 씨의 제안.

집안 인테리어를 마무리하는 용도로 비즈를 이용해도 좋다. 방석이나 쿠션의 모서리, 러너의 끝자락에 비즈를 달면 아기자기하고 산뜻하다. 주의할 점은 비즈의 크기가 너무 작으면 오히려 지저분해 보이니 적당히 큼직한 것을 선택할 것. 투명한 것보단 색감이 있는 것이 좋은데 지나치게 다양한 컬러는 산만하므로 2, 3가지 정도가 적당하다.

○ 주변에 널린 자연물 이용하기

해변에서 주워온 조개껍질이나 등산하다가 모은 조약돌은 쓸모없어 버리기 일쑤지만 잘만 활용하면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

손바닥만큼 큰 조개껍질은 멋스러운 촛대로 제격이다. 껍질을 90도 정도 벌린 상태에서 접착제로 고정하면 끝. 속껍질이 촛불에 반사되면 무지갯빛이 감돈다. 조개껍질 발도 밋밋한 커튼을 돋보이게 한다. 촘촘히 꿰지 말고 한 줄에 3, 4개씩 널찍하게 매다는 게 좋다.

소라 껍질로 태슬을 만들어 아이 방에 매달거나 여름휴가 때 찍은 사진 액자에 조개 장식을 붙이는 것도 신선한 아이디어. 조개는 못이나 송곳으로 뚫으면 깨지기 쉬우므로 드릴을 이용하고 줄로 엮을 땐 두껍고 엉키지 않는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요령이다. 조약돌 인테리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은 역시 욕실. 돌과 자갈만 잘 배치해도 계곡 느낌이 난다. 평평하고 보들보들한 돌멩이는 비누받침으로 그만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