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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메구미 사건 해명차 일본 언론 초청

입력 | 2006-07-03 14:09:00


북한이 김영남 씨의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납북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 씨 관련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일본 언론을 평양으로 초청했다.

이에 따라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NHK, 교도통신 등 4개 사가 방북을 확정했고 이 밖에 TBS 등 1,2개 사도 함께 방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언론의 북한방문은 오는 4~8일 4박5일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3일 북일관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소 3주 전부터 일본 정부와 비공식 접촉을 갖고 일본 일부 언론인을 평양으로 초청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아사히신문 관계자는 "베이징을 거쳐 4일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히고 "북측에서는 초청 사유를 '친선'이라고 밝혔지만 평양에서 김영남 씨를 만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일본 언론에 메구미 씨 유족을 비롯한 일본 일각에서 제기된 메구미 씨 생존설과 유골 진위 논란 등 각종 의혹들에 대해 적극 설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위해 북한은 김영남 씨 언론 인터뷰, 메구미 씨 무덤 및 생존 당시 거주지 공개, 주변 인물 증언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일본 언론을 평양으로 초청한 것은 북·일 관계 개선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메구미 씨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으로 해석돼 북·일 관계 정상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북한은 사실 그동안 꾸준히 메구미 씨를 비롯한 납북자 문제 해결을 통해 북·일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2002년 9월 제1차 북일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를 만나 납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 및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일제시대 피해에 대한 대일청구권을 행사하고 경제 지원을 얻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일본이 북측에서 보내온 메구미씨 유골에 대해 DNA 검사결과 가짜라고 주장하면서 북·일 관계가 급속도로 경색됐고 이런 상황에서 김영남 씨는 지난 주 금강산에서 열린 제14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구미 씨는 자살했으며 유골은 진짜"라는 그동안의 북측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럼에도 메구미 씨 부모가 "메구미는 살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정부 대변인인 아베 신조 관방장관도 "(김 씨의 발언에) 몇 가지 모순점이 있다"고 밝히는 등 일본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따라서 북한은 사실상 최후의 수단으로 일본이 자신들의 눈으로 직접 메구미 씨 사망을 확인할 수 있도록 일본 언론을 초청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