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에서 경북 지역의 일부 무소속 후보들이 ‘한나라당 강풍’을 뚫고 단체장에 당선되는 저력을 발휘했다. 대구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기초단체장을 휩쓸었다.
경북에서는 무소속 이태근(현 고령군수), 박영언(현 군위군수)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두 당선자는 예천군수에 출마한 한나라당 김수남 후보와 함께 3선에 성공했다.
한나라당 공천 과정에서 탈당한 뒤 고령군수 선거에 나선 이 후보(1만689표)는 한나라당 김인탁 후보(9504표)를 따돌렸다. 이 당선자는 “무소속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군민들의 변함없는 성원으로 당선됐다”며 “고령을 더욱 발전시켜 지지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군위군수로 출마한 박 후보(7318표)도 높은 인지도와 고정표를 기반으로 한나라당 장욱 후보(6966표)를 눌렀다. 박 당선자 측은 개표과정이 업치락 뒤치락해 미처 축하용 꽃다발도 준비하지 못했다. 박 당선자는 “정당이 아닌 군민들이 저를 공천해 준 결과”라며 “군위를 경북 최고 수준의 도농(都農)복합 지역으로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예천군수 3선에 도전한 한나라당 김 후보(1만 9125표)도 예천경찰서장을 지낸 무소속 오창근 후보(1만 3511표)를 누르고 꿈을 이뤘다.
의성군수 선거에 나선 농림부 차관 출신 무소속 김복규 후보(1만 8549표)는 개표 중반까지 한나라당 김주수 후보(1만 5940표)에 뒤지다가 역전승을 거뒀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당선이 유력했던 현 군수가 공천 관련 비리로 구속되면서 판세가 달라진 울릉군수 선거에서도 무소속 정윤열 후보(3321표)가 한나라당 최수일 후보(2467표)를 제쳤다. 정 당선자는 “한나라당 바람이 불어 닥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차분하게 인물 위주의 선거 전략을 폈다”면서 “전국에서 가장 작은 지자체이지만 가장 잘 사는 섬이 되도록 군민과 머리를 맞대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직 단체장의 프리미엄을 안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인원 문경시장은 한나라당 신현국 후보와 재대결에서 패배했다. 무소속 후보들의 선전과 관련해 한나라당 경북도당 관계자는 “한나라당 후보를 누른 무소속 후보들은 현직이어서 주민들 사이에 인지도가 높았으며 공천에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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