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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교수 “개혁세력 세계적 시야로 환골탈태해야”

입력 | 2006-05-04 03:05:00


백낙청(白樂晴·68·사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잊혀진 1980년대 운동권의 개념을 새로 들고 나타났다. ‘흔들리는 분단체제’ 이후 8년 만에 새롭게 펴낸 ‘한반도식 통일, 현재진행형’이라는 책을 통해서다.

백 교수는 이 책에서 NL, PD, BD를 합하는 변혁적 중도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NL은 흔히 주사파로 알려진 민족해방노선, PD는 계급투쟁을 강조하는 민중민주주의, BD는 개량주의로 불렸던 부르주아민주주의를 의미한다.

물론 백 교수가 1980년대의 의미 그대로 이를 쓴 것은 아니다. NL은 민족통일을 우선시하는 자주파 세력, PD는 노동자 농민의 권익을 앞세우는 평등파 세력, BD는 온건개혁세력을 말한다.

백 교수는 2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세교연구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어떤 식으로 변형됐든 이 세 세력이 현재의 한국사회를 움직이는 주된 세력”이라며 이들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족문학을 표방해 온 계간 ‘창작과 비평’을 창간한 백 교수는 그동안 NL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는 점에서 색다른 발언이었다.

더군다나 그가 주장한 환골탈태의 키워드가 ‘세계적 시야의 확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그는 NL에 대해선 “반국(半國)적 시각을 비판하면서 일국(一國)적 시각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결국 남북 분단 상황에 매몰돼 민족을 절대적 단위로 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한반도 분단 상황에도 작용하고 있는 세계체제 속에서 분단과 통일의 문제를 바라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PD에 대해서는 “계급과 관련된 경제는 세계 단위로 돌아가는데 남한노동자라는 일국 단위로 계급 대립 문제를 설정해 바라보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온건개혁세력은 세계화의 대세에 대한 문제 제기가 부족하며, 이에 제대로 맞서서 적응하기 위해서도 남북 간의 통합을 잘 이뤄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하다”며 “이를 보완한다면 다른 세력과의 연합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백 교수는 이번 책에서 PD계로 분류되는 최장집(崔章集·정치학) 고려대 교수를 비판한 데 대해 “내 본의는 진보진영 내 노선갈등을 일으키자는 것이 아니라 이런 논의가 활성화돼 NL, PD, BD의 통합 논의로 발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책에서 “남북문제에서 통일보다 평화가 중요하다”, “민주화 이후 오히려 민주주의가 퇴보했다”는 최 교수의 참여정부 비판을 겨냥해 “분단체제를 간과한 주장이며, ‘민주화세력의 집권으로 망가진 대한민국’이라는 보수 세력의 결론과 맞닿는다”고 비판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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