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하루=AFP통신이 소개한 바에 따르면 여왕은 매일 오전 7시 반 일어난다.
여왕은 시녀가 가져온 차와 우유를 마시면서 BBC라디오의 시사 프로그램을 듣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말을 좋아하는 여왕은 필립 공과 아침 식사를 할 때는 경마신문 ‘레이싱 포스트’를 읽는다.
9시 반에는 비서와 함께 그날 일정을 점검한다. 외교 사절을 영접하거나 병원을 방문하는 일 등으로 일정은 항상 빠듯하다. 지금까지 수여한 훈장과 상은 모두 38만7700건.
오후 2시 반에는 정원 산책. 이때 정원에는 정원사만 남고 모두 떠나야 한다. 여왕이 숙고하는 시간이라 누구도 먼저 말을 건네서는 안 된다.
나머지 오후 시간은 공식 활동이다. 여왕은 620개 기관과 자선단체의 후원자다.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반에는 총리를 만나 국사를 의논한다. 여왕 재위 중 총리 역임자는 윈스턴 처칠, 마거릿 대처에서 현직 토니 블레어까지 10명. 총리와의 만남에는 누구도 동석할 수 없고 어떤 메모도 할 수 없다. 역대 어느 총리도 여왕과 나눈 이야기를 공개하지 않았다.
역대 총리 중 블레어 총리만 여왕 즉위 이후에 태어났다. 긴급 용무를 이유로 여왕과의 화요일 모임을 어긴 유일한 총리이기도 하다. 당시 여왕은 몹시 불쾌함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왕의 생활’을 쓴 왕실 전문가 브라이언 호이 씨는 “여왕은 매우 박식하다”면서 “몇몇 총리는 여왕보다도 현황 파악을 못해 쩔쩔맸다”고 말했다.
여왕은 저녁 식사 뒤에는 십자말풀이를 하거나 TV를 보며 혼자 시간을 보낸다. 밤 11시경 침소에 들지만 매일 전달되는 정부 문서를 읽느라 불이 자정까지 켜져 있을 때가 많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