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한명숙 국무총리 내정자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연합]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4일 오후 이해찬( 李海瓚) 전 총리의 뒤를 이을 후임 총리 후보에 열린우리당 한명숙(韓明淑)의원을 지명했다고 이병완(李炳浣) 청와대 비서실장이 발표했다.
한명숙 총리후보 지명자가 국회 청문회를 통과하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다.
이실장은 이날 오후 2시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대통령의 한 총리 후보자 지명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 실장은 "30여년간 여성운동, 환경운동, 민주화운동에 진력해오신 분으로 여성장관과 환경장관을 역임해 풍부한 국정운영의 경험을 쌓아왔고, 국회에서는 재선의원으로 여야간의 대화와 타협을 주도하면서 균형잡힌 시각으로 정책을 조정하는 등 활발한 의정을 활동을 전개한 분"이라고 발탁배경을 밝혔다.
이 실장은 "한 후보자가 헌정사상 첫 여성총리로서 부드러운 리더십과 힘 있는정책수행을 통해 주요 국정과제를 안정적으로 전향적으로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조만간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 청문회를 국회에 요청할 방침이다.
한명숙 총리지명자 약력
남편 박성준(65) 교수와의 사이에 1남.
▲평양(62) ▲이화여대 여성학과 대학원 석사 ▲일본 오차노미즈대 박사과정 수료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16대.17대 의원 ▲여성부장관 ▲환경부장관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
한명숙은 누구인가
한명숙 총리후보 지명자(62)는 재야파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해 여성부와 환경부 장관을 지낸 재선(16,17대) 의원이다. 한 총리후보 지명자는 여성계의 대표성과 국정 운영의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개혁지향적이지만 원만하고 합리적이며 온화하다는데 대체로 주변의 의견이 일치한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한 의원이 투옥 경력도 있다고 하면 머리에 뿔난 사람처럼 보겠지만 그렇게 인자하고 온화한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한 총리후보 지명자는 이화여대(불문과) 졸업 후 1974년부터 한국크리스챤아카데미 간사를 지니며 소외계층 여성의 인권 운동을 하다 79년 '크리스챤 아카데미' 사건으로 구속돼 2년6개월간 옥살이를 했다.
한 총리후보 지명자는 80년대에는 가족법, 남녀고용평등법, 성폭력처벌법 등 여성권익 보호를 위한 법률 제정에 앞장섰다. 93년에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한 총리후보 지명자는 16대 총선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천년민주당의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고, 2001년에는 여성부 초대장관을 지냈다.
참여정부 출범 직후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된 한 총리후보 지명자는 17대 총선 직전 장관직을 사퇴한 뒤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홍사덕 전 의원을 제압하고 고양 일산갑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4·2 전당대회를 통해 지도부로 입성한 한 총리후보 지명자는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공동발의했고 과거사법에 대해서는 당초 원안보다 후퇴했다는 이유로 찬성 당론을 따르지 않고 기권하는 등 원칙론을 견지하는 단호한 면모도 보였다.
한 총리후보 지명자의 남편은 박성준(64)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
이들 부부의 러브스토리는 정치권에서도 유명하다. 한 총리후보 지명자가 이화여대 3학년 때 서울대 학생인 박 교수를 '경제복지회'라는 기독교 학생운동 단체에서 만나면서 사귀기 시작했다.
1967년 결혼한 한 총리후보 지명자 부부는 박 교수가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구속되면서 결혼한 지 6개월 만에 생이별을 했다. 그로부터 13년 동안 남편은 정치범으로 옥살이(1981년 12월 크리스마스 특사로 석방)를 했고 한 총리후보 지명자는 그의 뒷바라지를 하며 여성운동을 해왔다.
한 총리후보 지명자는 남편이 곁에 없는 동안 크리스찬 아카데미에서 사회운동을 시작했다.
이들 부부가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결혼한 지 15년이 지난 1981년. 이들은 1985년 한 총리후보 지명자의 나이 41세 때 외아들을 낳았다. 아들의 이름은 '길'로 남편과 한 총리후보 지명자의 성을 따 '박한 길'로 지었다. 아들은 현재 전방부대에서 현역 복무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