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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당장 감세 주장하진 않는다"

입력 | 2006-01-25 10:14:00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5일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원조달 문제에 대해 "당장 증세를 주장하지 않겠다"며 "정부로서도 세금을 올리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10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신년 기자회견 모두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정부는) 이미 강도 높은 세출구조조정과 예산 효율화를 통해 씀씀이를 최대한 줄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행 세율과 조세 체계 안에서 감면제도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거래의 투명성을 높여서 세원을 넓게 발굴하고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탈세를 막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저는 신년연설에서 우리의 재정과 복지지출 규모에 대해 책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말했다. 그런데 저의 이 말을 바로 증세논쟁으로 끌고 가서 정략적 공세에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당장 증세를 주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대통령은 "대통령도 국민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할 수 없고, 국민이 반대하는 일을 무리하게 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라면서 "저는 단지 우리 재정의 규모와 복지 지출의 실상을 말씀드렸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오히려 지금은 증세 논쟁을 할 때가 아니라 감세 주장의 타당성을 따져보아야 할 때"라며 "한편으로는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 '기초연금'을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감세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강남 등 특정 지역의 아파트 값 상승과 관련해서는 "시장원리와 맞지 않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미 예정했던 대로 추가적인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부동산 투기가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교란하는 일이 없도록 완벽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올해는 5% 안팎의 성장이 가능할 것 같다"며 "이러한 성장이 내수 확산과 일자리로 이어지고, 나아가 중소기업과 서민 여러분의 호주머니로 연결되도록 최선을 다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5월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는 "이번 선거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이룬 공명선거의 큰 흐름이 확고한 문화로 정착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정부는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 규칙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 보지 않고, 부정과 반칙은 반드시 패배하는 선거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야당탄압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됐다. 불법행위를 근절하는 데 예외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고 말하고 "다시는 부정선거 문제가 사회적 과제가 되지 않도록 국민과 정부, 여야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나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사회문제에 대해서는 "사회취약계층의 생계와 인권을 침해하는 각종 폭력과 부조리는 철저히 근절하겠다"며 "공사장 노동자, 생계형 노점상, 영세 유흥업소 종사자 등을 상대로 협박과 갈취를 일삼는 행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특단의 대책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조직 폭력, 학교 폭력, 사이버 폭력, 정보지 폭력 등 4대 폭력은 반드시 뿌리뽑도록 하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대미(對美) 관계 등 외교·안보 정책기조에 대해서 노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는 균형외교, 자주국방, 남북간 신뢰구축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외교안보를 추진해왔다"며 "올해 안에 한미동맹의 장래에 관한 공동연구와 한국군의 전시작전권 환수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평화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관련국들과의 협상도 진지하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십수년간 미루어 왔던 국방개혁도 이제 본격화될 것"이라며 "다음 임시국회에서 국방개혁기본법이 통과되면 2020년을 목표로 군 구조 개편과 국방운영혁신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아직 해결되지 않은 숙제의 하나는 철도 적자 문제"라며 "이 문제도 철도공사에만 맡겨놓을 일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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