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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독주회

입력 | 2006-01-18 03:04:00


투박한 외모, 어눌한 말솜씨. 그러나 정확한 테크닉과 개성 있는 연주력을 뽐내는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21) 씨. 그에게선 러시아 풍(風)의 선 굵은 매력이 뿜어져 나온다.

‘모스크바 음악계의 샛별’ 권 씨가 20일 오후 8시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제2회 금호음악인상 수상 기념 독주회를 갖는다.

권 씨는 7세 때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 입학해 김남윤 교수로부터 바이올린을 배웠다. 1994년에 내한했던 한 러시아 교수의 권유로 유학길에 올랐다. 부친이 평범한 회사원이어서 유학이 여의치 않았지만 금호문화재단이 장학금을 주고, ‘과다니니’ 바이올린을 대여해 주는 등 전폭적 지원을 해 줘 유학길에 오를 수 있었다.

지난해 작고한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은 권 씨를 특별히 아꼈다. 1999년 처음 만난 이후 유학 중인 권 씨에게 1주일에 한 번씩 전화를 해 주었고 e메일을 통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지난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출전했을 때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투병 중이던 박 회장이 전화를 걸어 격려했다.

권 씨는 2004년 덴마크 카를 닐센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의 우승과 함께 덴마크 작곡가 작품 특별상, 젊은이 인기상을 휩쓸었고 200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6위에 입상했다. 러시아의 거장 음악가인 티혼 흐레니코프는 권 씨를 두고 “야샤 하이페츠,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레오니트 코간, 기돈 크레머, 바딤 레핀에 이어 러시아의 음악 계보를 이어갈 차세대 주자”라고 평하기도 했다. 권 씨는 현재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에서 에두아르드 그라치(75) 교수의 애제자로 그의 조교를 맡고 있다. 그라치 교수는 집에 찾아가면 함께 당구를 칠 정도로 친근하지만 레슨을 할 때는 무척 엄격하다고 했다. 한 달에 한 번씩 학교 대강당에서 열리는 레슨에는 어린 학생이나 부모, 음악인 등 수백 명이 찾아온다.

권 씨는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에서는 레슨도 연주처럼 준비해 가지 않으면 수백 명 앞에서 망신을 당한다”고 말했다. 이번 독주회에서 권 씨는 가데의 ‘카프리치오’, 생상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번’, 풀랑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왁스만의 ‘카르멘 판타지’로 피아니스트 이혜진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권 씨의 스승인 김남윤 교수와 러시아의 그라치 교수는 ‘금호음악 스승상’에 함께 선정됐다. 02-6303-1919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