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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전막후]뮤지컬‘암살자들’ 광고 카피 소동

입력 | 2005-07-13 03:27:00


‘기준아, 세상이 우울해? 그럼, 대통령을 쏴! -만석이가’

최근 막을 올린 뮤지컬 ‘암살자들’의 광고 카피 문구다.

이 뮤지컬은 미국 대통령을 암살한(또는 암살을 시도한) 9명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카피는 극중 대사에서 따왔다. ‘기준아’, ‘만석이가’는 각각 주연 배우 엄기준과 오만석의 이름.

하지만 ‘대통령을 쏘라’는 도발적인(혹은 불경한?) 이 카피는 결국 문제가 됐다. 국내 최대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광고를 게시하려고 했지만 “카피를 수정하지 않으면 게시할 수 없다”고 거절당한 것.

고민 끝에 제작사인 오디뮤지컬 컴퍼니는 ‘대통령’ 앞에 ‘미국’을 의미하는 한자 ‘美’를 작은 글씨로 넣어 ‘기준아, 기분이 우울해? 그럼, 美 대통령을 쏴-만석이가’로 수정한 후에야 비로소 네이버에 광고를 실을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측은 “‘대통령을 쏴’라는 카피가 사회적으로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수정을 요구했다”며 “얼마 전 한 인터넷 매체에서 올린 ‘대통령 저격 패러디’사진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던 사례도 있어 굳이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거리에 공연 포스터를 붙이는 용역업체도 난색을 표했다. 벽보 형 공연포스터들은 불법부착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통령을 쏴’라는 카피의 경우 표적 단속 대상이 돼 벌금을 물기 십상이라는 것이 이유. 결국 포스터 역시 ‘대통령’ 아닌 ‘미 대통령’으로 문안이 수정됐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