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외교통상부 업무보고를 받고 “우리 외교는 동북아 질서를 평화와 번영의 질서로 만들기 위해 역내 갈등과 충돌이 재연되지 않도록 ‘균형자(均衡者)’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도 한미동맹을 확고히 견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동북아 균형자론은 역내 강대국(중국과 일본) 간의 상충되는 이해관계가 파국으로 가지 않도록 한국이 자위적 국방역량과 경제역량을 바탕으로 균형자 역할을 한다는 뜻”이라며 “일본이 패권주의를 추구한다면 미국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고, 그런 경향성이 지나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한미동맹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도 “한미동맹이 중국과 일본 간의 패권 경쟁을 견제하는 힘의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노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그런 점에서 동북아 균형자론은 한미동맹을 약화시키자는 게 아니라 오히려 중요한 요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