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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이상호기자 "등에선 식은땀이 흐른다"

입력 | 2005-03-11 15:46:00


지난 1월 ‘명품핸드백 수수 양심고백’ 사건으로 파문을 일으키며 MBC 보도국을 떠났던 이상호 기자가 일선에 복귀했다.

이 기자는 자신의 홈페이지 ‘이상호 기자의 고발뉴스’를 통해 10일 “회사를 떠난 뒤 ‘신강균 사실은’이 있던 보도제작국에서 특별히 하는 일 없이 부유하기를 두 달, 지난 주말이 되서야 정기인사를 거쳐 보도국으로 복귀했다”고 근황을 밝혔다.

이 기자는 “굳은 표정의 선배들, 뭐라 말을 붙여야할지 어색해하는 동기들, 그리고 알듯말듯한 얼굴의 후배들… 책상에 앉아 컴퓨터 화면을 응시해도 불편한 등에선 식은땀이 흐른다. 낯선 공기와 눈초리들…”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이어 “나의 보직은 취재담당이 아닌 라디오뉴스부의PD”라며 “이제 다시 시작이다! 그렇게 애써 마음을 다져먹고 집중해보지만 영 기사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이곳까지의 여행이 순탄치 않았지만, 나는 다시 뉴스의 산실로 돌아왔다”며 “라디오뉴스를 편집하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이 되도록 나름의 목표를 세우기로 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기자는 ‘북한이 우라늄을 리비아에 수출했다는 사실을 미국이 입중했다’는 최근의 연합뉴스 기사를 소개하며, 한국의 언론관행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미국이 증명했다’는 말을 들은 ‘익명의’ 일본관리의 말을 근거로 일본의 한 보수신문이 작성한 기사를, 충분한 확인 없이 다시 연합뉴스가 번역해 소개한 기사”라며 “통신사(연합뉴스) 기자도 문제지만 별생각 없이 기사를 그대로 받아서 보도해온 우리의 뉴스편집관행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대적이고 관행에 젖은 편집관행은 이제 종언을 고해야 할 때”라며 “(내가)라디오뉴스부에 근무하며 고민하고 실천해야할 작은 목표를 찾아내니 일에 대한 활력이 솟는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상호 기자는 지난해 12월28일 개인홈페이지를 통해 MBC ‘신강균 사실은’팀 동료 2명과 함께 (주)태영의 부회장으로부터 1백만원 상당의 명품핸드백을 선물로 받았다가 돌려준 사실을 고백해 파문을 일으켰었다.

이 기자는 이 사건으로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신강균…’ 프로그램도 진행자등의 무더기 징계속에 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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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현 동아닷컴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