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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강화자]오페라에도 한류바람 기대

입력 | 2004-12-28 17:33:00

강화자


한해를 돌아보자니 지난가을 체코 프라하의 시립오페라극장 초청으로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을 공연하기 위해 프라하를 다녀온 일이 새롭게 떠오른다.

작곡가 드보르자크와 스메타나의 고향으로도 유명한 그곳에서 한국인이 만든 오페라를 올린다는 설렘의 한편으로 나는 한 달 여 체류기간 동안 거의 매일 다른 오페라를 관람하며 현지의 오페라 시장을 공부했다. ‘아이다’ ‘토스카’ ‘라보엠’ ‘마술피리’ 등의 공연마다 전 좌석을 가득 메운 체코 팬들의 진지한 관람 태도를 보면서 한국의 오페라시장을 떠올렸다.

별다른 광고나 선전 없이도 예약과 판매로 만석이 되는 프라하의 오페라 객석은 TV나 신문, 잡지 등 온갖 수단을 다해 홍보해야 하는 한국의 오페라 공연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한국의 공연문화계에서는 나름대로 ‘오페라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관객동원 등의 면에서 만족스러웠던 적이 별로 없다.

예정대로 베세토 오페라단의 ‘카르멘’ 작품이 프라하극장에 올려진 날은 온종일 가을비가 내리는 데도 불구하고 일찍부터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곧 만석이 됐다. 멀리 한국에서 온 오페라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을 것이다. 이날 객석에는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스위스 심지어 일본 중국 관람객까지 모였다.

한국에서 온 어떤 사람은 “오페라 본고장에 한국의 오페라를 역수출했다”면서 “우리의 오페라 수준이 국제적으로 사랑 받을 만큼 좋아졌다”고 격려해주기도 했다. 공연 뒤 나는 프라하극장이 1880년 개관 이래 외국 오페라단에 전 주역을 몽땅 맡긴 사례가 처음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이제 우리 오페라도 세계로 나가는 데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용사마’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대중문화에서의 한류 열풍이 거세다. 새해엔 ‘오페라 한류’ 바람도 불었으면 한다.

강화자 베세토 오페라단 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