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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공연 “고양으로 오세요”… ‘덕양 어울림누리’ 개관

입력 | 2004-08-23 18:17:00


최근 세계적인 지휘계 거장 리카르도 무티가 자신의 악단인 라스칼라 필하모닉을 이끌고 내한한다는 소식을 접한 음악팬들은 공연정보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첫날(9월 4일) 공연장소로 예정된 ‘덕양 어울림누리’라는 공연장 이름이 낯설었기 때문.

‘덕양 어울림누리’는 경기 고양시 산하 고양문화재단이 9월 1일 고양시 성사동에 문을 여는 복합 문화체육단지. 개관을 앞두고 마무리 단장이 한창인 이 공간을 찾았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전철을 탄 지 30분. 원당역에 도착했다. 역을 나와 성라공원을 끼고 난 산책길을 따라 10분 정도 걷자 현대식 복합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뉴욕 맨해튼의 링컨센터를 연상시키는 분수광장 정면으로 374석 규모의 소극장 ‘별모래극장’, 오른쪽으로 1218석의 대극장 ‘어울림극장’이 배치됐다. 이 밖에 어울림미술관, 아이스링크인 ‘성사얼음마루’, ‘꽃우물수영장’ 등이 눈에 들어왔다. 총 공사비는 부지매입비와 체육시설 건축비를 포함해 2240억원.

라 스칼라 필하모닉의 공연이 열릴 ‘어울림극장’으로 향했다. 내부는 음향 특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직사각형으로 설계됐다. 붉은색 객석과 나무 벽면의 마감재가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음향 반사판을 걷었을 때의 무대 총면적은 427평으로 객석 면적의 두 배. 이 규모면 무용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소화가 가능하다.

“이미 고양시는 문화예술인 비율이 높은 도시로 잘 알려져 있어요. 공연수요 측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극장입니다.” 고양문화재단 이상만 총감독의 설명이다.

고양시의 공연시설 투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덕양 어울림누리가 덕양구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이라면, 내년 하반기 개관예정인 ‘일산아람누리’는 일산 신도시 주민들에게 더 가깝다. 정발산공원과 호수공원 사이의 일산 중심가에 서울 예술의 전당에 버금가는 복합 문화시설이 들어서는 것. 2038석의 오페라극장 ‘한메아람극장’, 1511석의 콘서트홀 ‘한메바람피리음악당’, 350석의 소극장 ‘새라새극장’ 등을 갖춘 거대 규모다.

“단순히 외국 공연물만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40명의 공연기획 전문인력을 동원해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겁니다. 이번 ‘라 스칼라 필하모닉’ 공연에서 보듯, 주목되는 해외 예술가의 공연이 있을 경우 서울보다 하루라도 앞서 소개하려고 해요.” (강창일 고양문화재단 문예감독)http://www.artgy.or.kr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서울 클래식 팬들 원정관람 붐 일까▼

5년 내 서울 음악팬들의 ‘경기도 원정관람 붐’이 일게 될까. 고양시에 올해와 내년 두 곳의 복합 문화예술단지가 개관되는데 이어 부천시도 2009년 6월 1500석 규모의 교향악 전용홀을 완공하기로 결정하고 설계 공모에 들어갔다.

고양과 부천시 모두 ‘지역주민을 위한 시설’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건설 타당성 검토 때부터 서울 음악팬들의 유입이 계산됐다. 고양문화재단 측은 ‘덕양 어울림누리’가 전철로 경복궁역에서 30분 거리임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지하철 3호선 역세권 및 덕양구에서 가까운 서울 은평·서대문구민을 잠재 청중으로 삼는다는 것.

부천교향악 전용홀을 운영할 부천문화재단도 국내 정상급의 연주력을 자랑하는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인기를 바탕으로 서울 뿐 아니라 인천지역의 음악 팬까지 공략할 계획. 서울 인접지역인 부천시 작동 등이 유력한 건설후보지로 떠오른다. 임헌정 부천필 음악감독은 “작동에 교향악 전용홀이 완공되면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승용차로 불과 20분 안팎의 거리”라고 설명했다.

서울 예술의 전당 관계자는 “좋은 공연장이 많아지면 문화소비 욕구를 갖고 있던 잠재관객들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환영할 일”이라면서 “그러나 공연장마다 색깔을 뚜렷이 드러내는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승부하는 것이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피하는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