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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마무리 이렇게]제가 보낸 여름방학은…

입력 | 2004-08-18 18:24:00

이재승중앙대부속초등학교 4학년


“시냇가에서 물고기를 잡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너무 작아서 그물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바람에 번번이 허탕을 쳤어요. 지렁이랑 왕모기 애벌레도 잡아 봤는데 별로 징그럽지 않던 걸요.”

중앙대부속초등학교 4학년 이재승군(10)은 이번 여름방학 동안의 신나는 일을 꼽자면 열 손가락이 모자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2박3일간 경기 가평군으로 스카우트 캠프를 떠났던 일. 친구들과 함께 물고기도 잡고, 통나무 건너기 등 극기훈련도 받았다. 집과 부모님 생각에 우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재승이는 한번도 울지 않았다. 캠프를 다녀와 느낀 것은 도시의 자연환경이 너무 삭막하다는 점.

“도시가 편리한 점도 많지만 여러 가지 곤충이랑 식물을 볼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탐구보고서를 위해 직접 설문지를 돌린 일이다. 재승이는 탐구과제로 아파트 앞 신호등이 3개가 있는 것에 대한 주민 의견을 조사했다.

6개 문항을 만들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설문조사를 했다. 귀찮아하며 아예 문도 열어 주지 않을 때는 서운하기도 했지만 “열심히 해 보라”며 격려해 주는 어른을 만날 때는 힘이 났다. 발품을 판 덕분에 모두 19장의 설문지를 회수해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의견이 다양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테니스 강습을 듣기 시작해 이제 경기를 무난히 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일주일에 두 번씩 수영을 하며 실력을 다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방학 중 모두 100권이 넘는 책을 읽은 것도 큰 소득 중의 하나다.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추억이 많았던 것 같아요. 개학이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약간 긴장이 되네요. 2학기에도 뭐든지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