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로 서울의 대중교통체계가 개편된 지 한 달이 됐지만 아직도 교통카드나 버스 배차간격 등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강병기기자 arche@donga.com
‘고비는 넘겼지만 갈 길은 멀다.’
서울시가 버스 중심으로 대중교통체계를 개편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초기의 극심한 혼란은 상당 부분 해결됐지만 아직도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교통카드, 아직도 골칫거리=시행 초기에는 단말기가 아예 먹통인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 단말기의 오작동률은 버스 0.45%, 지하철 0.1% 수준으로 개선됐다.
교통요금이 잘못 부과되는 경우도 많았다. 이 중에는 환승하는 시민들이 버스에서 내릴 때도 단말기에 카드를 대야 한다는 사실을 잘 몰라 생긴 오류도 있지만 단말기가 거리 산정을 잘못해 생긴 오류가 많았다.
요금 오류에 관한 민원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지금도 하루 1500건이 넘는다.
교통카드시스템을 운영하는 ㈜한국스마트카드는 요금 오류 중 선불카드를 사용한 경우는 접수된 민원의 80% 이상을 환불해 줬다.
신용카드의 경우 스마트카드에서 각 카드사에 매일 데이터를 넘겨줘야 하는데 초기에는 오류가 많아 아예 데이터를 넘기지도 못했다. 지금은 데이터를 넘겨주긴 하지만 아직도 일부 오류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1일 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주진씨는 “신용카드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니 7월 28일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한 날이 20일인데 이 중 8일의 요금이 잘못 나왔다”고 지적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특정 카드의 경우 아직도 단말기에서 인식이 안 되고 있다”며 “더구나 일부 단말기는 거래정지 정보를 처리하지 못해 연체를 하거나 도난당한 카드인데도 요금이 그냥 처리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노선과 배차간격 불만=노선이 단축되거나 폐지된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강북구 수유동 화계사길에서 종로쪽, 서초구 방배동에서 광화문 쪽으로 한 번에 오는 노선이 없어진 것 등이다.
이에 따라 시는 민원이 많은 23개 노선을 변경하거나 연장하기로 했으며 이 중 일부 노선은 이미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또 시는 교통체계 개편 전 “7월 1일부터는 버스가 최소 10분에 한 대씩 올 것”이라고 홍보했지만 배차간격이 오히려 길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ID ‘서초구시민’은 “1411번 버스가 개편 이후 평균 40분에 한 번씩 온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배차간격이 길어진 이유는 노선 수가 늘어난 데 비해 운행대수는 줄었기 때문. 일부를 예비차로 돌리고 신규 노선에 버스를 투입하면서 기존 노선의 배차간격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시는 배차간격이 길어진 구간에는 예비차를 투입하고 있다.
▽중앙버스전용차로제 보완 필요=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던 중앙버스전용차로제는 그런대로 잘 운영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그러나 현재 버스운행 속도가 당초 목표인 시속 30km에 미치지 못하는 시속 20km 내외에 불과하다.
또 수색·성산로의 사천교 부근 등 일부 정체구간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더구나 중앙차로의 정류장 용량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또 버스가 연달아 올 경우 뒤에 오는 버스들이 정류장에 정차하지 못하고 도로에 정차해 승객들이 버스를 잡기 위해 뛰어가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손택균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