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 시비로 술집 주인과 실랑이를 벌이다 지구대로 연행된 시민 2명을 경찰관들이 수갑을 채운 상태에서 폭행한 사실이 21일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경찰 내부 폐쇄회로(CC)TV 화면에 따르면 서울 구로경찰서 관할 대림3지구대 경찰관들은 13일 오전 1시경 술에 취한 신모씨(40)와 박모씨(41)를 수갑을 뒤로 채운 채 지구대 안 바닥에 눕혀 놓고 욕설을 하며 마구 때리고 짓밟았다.
경찰관들은 “조용히 앉아 있으라”는 지시를 따르지 않고 이들이 계속 항의하자 박씨를 CCTV 카메라가 찍을 수 없는 구석으로 끌고 가 폭행하는 등 ‘제압’ 수준을 훨씬 넘는 폭력을 행사했다. 경찰은 신씨의 머리카락을 잡고 머리를 벽과 사무실 집기 등에 찧는가 하면 신씨를 의자 밑으로 끌어내려 마구 짓밟기도 했다.
경찰, 시민 집단폭행1| 2 | 3
“왜 때려” “아퍼” “악∼” 등 박씨와 신씨의 고함과 비명이 계속됐지만 경찰관들은 20여분간 박씨와 신씨를 계속 돌아가면서 구타했다. 이 과정에서 신씨는 이 2개가 부러졌다.
박씨는 “술집에서 주인과 술값 문제로 얘기를 하고 있는데 경찰이 느닷없이 나타나 뒤로 수갑을 채우더니 지구대로 끌고 가 집단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구대측은 “이들이 무전취식을 하고 도주했으며 연행 과정에서 경찰을 때렸다”며 “지구대에서도 신씨 등이 계속 난동을 피워 양쪽에서 잡고 진정을 시킨 적은 있지만 발로 밟거나 폭행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공무집행방해와 사기(무전취식) 등의 혐의로 1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영장실질 심사를 거친 뒤 이를 기각했다. 서울 남부지법 형사2단독 이한주(李漢周) 부장판사는 “CCTV 화면을 검토한 결과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 위원장 박영립(朴永立) 변호사는 “사건을 검토한 뒤 경찰관 문책 요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