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 주도 다국적군이 흔들리고 있다.
필리핀과 태국이 철군을 시작했으며 파병국 지도자들은 잇따라 선거에 참패하고 있다.
미국은 미군 13만8000명과 32개국이 파견한 2만2000여명의 다국적군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흔들리는 다국적군=현재 이라크 다국적군에 참여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한 32개국. 스페인, 도미니카, 온두라스, 니카라과 등 4개국은 이미 철수를 완료했다. 태국과 필리핀은 철수를 시작했으며 3개국은 철수 의사를 이미 밝혔다.
테러단체의 협박에 굴복한 필리핀의 철군 움직임으로 다국적군 유지 문제가 부각됐지만 51명을 파병한 필리핀은 사소한 이슈에 불과하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오히려 부담스러운 것은 파병국 국내의 정치적 압력. 무장세력의 저항이 격렬해지고 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파병국마다 철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주요 파병국 지도자들이 선거에서 패배하는 도미노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16일 영국 잉글랜드 지방 레스터와 버밍엄에서 실시된 보궐선거 개표 결과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끄는 집권 노동당은 전통적인 표밭에서 참패했다. 스페인에서는 이미 정권이 교체됐고,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도 11일 참의원의원 선거에서 패배해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한국은 파병 규모를 600명에서 360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고 아제르바이잔과 그루지야도 추가 파병을 약속했지만 이들 국가가 내년 1월로 예정된 이라크 총선 이후까지 주둔할지는 의문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또 추가 철군 가능성도 잠복해 있다. 호주 야당은 12월 말 선거에서 승리하면 철수하겠다고 공약했다. 파병을 지지했던 헝가리 야당은 포로학대 사건 이후 방침을 바꾸기도 했다.
▽미국의 대응=미 정부는 다국적군의 와해는 ‘국제사회의 동참’이란 상징성을 훼손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파병국 현황을 색깔별로 매일 정리하면서 다국적군 유지에 노심초사하고 있을 정도. 철군 완료국은 빨강, 철군 고려 국가는 노랑, 계속 주둔할 국가는 초록으로 표시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미국은 이라크 주권이양 후 어느 정도의 다국적군 약화는 예상했지만 필리핀처럼 테러에 굴복하는 모습이 나타나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파병 철회는 테러범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언론도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비난에 가세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 사설에서 “한국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철군을 요구하는) 시위에 직면했으나 국익을 위해 테러범에게 굴복하는 것을 거부하고 국민을 설득했다”며 “테러범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은 불가리아나 이탈리아도 필리핀의 결정을 실망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이라크 주둔 연합군 현황구분나라 이름파병 규모(명)파병국미국13만8000※영국1만1000(1만5000?)※한국600(3600)※그루지야159(400)※아제르바이잔151(400)※알바니아71(200)일본600(1100?)이탈리아2700폴란드2400
우크라이나1700호주850루마니아700덴마크496불가리아485엘살바도르380헝가리300싱가포르191→33몽골280포르투갈128라트비아122리투아니아105슬로바키아105체코80파병 철회 예정네덜란드1400필리핀51→43→32뉴질랜드60태국451노르웨이15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