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이 과다 검출된 울산의 폐 광산을 에워싸고 총 1만여가구분의 아파트가 건립됐거나 건립되고 있어 환경오염 피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황=울산 북구 상안동 845번지 일원의 달천광산(총 19만4000여m²)은 삼한시대부터 철을 생산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1906년 4월 일본인에 의해 현대식으로 개발된 뒤 1999년 폐광될 때 까지 철광석을 생산했다.
현재 이 폐 광산에서 반경 1km 이내에는 1994∼2001년 14개 아파트 단지(8883가구)가 완공됐거나 건립중이다. 또 광산 부지 내에도 소유주인 현대산업개발이 1974가구분의 아파트와 3개 초중고교를 짓기 위해 현재 울산시에 허가 신청을 해놓고 있다.
▽오염실태=울산시와 울산환경운동연합 등이 2003년 2월부터 두 달간 폐 광산 부지내 6개 지점에 대해 토양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학교와 아파트 건립예정지에서 비소(As)가 대책기준치(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기준치·15mg/kg)를 최고 7.5배 초과 검출됐다.
또 올 3월 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이 광산과 인접한 농서초교 운동장 토양오염도 조사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인체 유·무해 논란=문제는 폐 광산 일대에서 공통적으로 기준치를 초과 검출된 비소는 미국 환경청(USEPA)이 A급 발암물질(일정량 이상 섭취했을 경우 명백하게 암을 발생시키는 물질)로 분류해놓고 있다는 것.
울산대 화학·생명과학부 유석환(柳錫煥·울산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교수는 “비소가 과다 검출됐는데도 환경부와 울산시가 주민 역학조사와 토양복원사업을 하지 않고 대단위 아파트 건립을 허가한 것은 직무유기”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부산 동의공대 환경과 김철(金哲·낙동강 환경관리청 토양오염 책임연구원) 교수는 “수십년동안 이 광산에 근무했던 사람과 폐 광산 주변에 살았던 주민을 표본조사한 결과 인체에 아무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다.
▽울산시 입장=폐 광산 소유자인 현대산업개발에 토양복원명령을 내려놓고 있으며, 주민들이 동의하면 역학조사도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현대 측은 우선 중금속에 오염된 흙을 모두 걷어내 지하 1∼6m 깊이로 매립한 뒤 콘크리트로 봉쇄할 계획이다.
폐 광산 인근 아파트에 올 연말 입주예정인 이모씨(43)는 “아파트 건립허가를 한 뒤 오염방지대책을 세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정재락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