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경찰서는 20일 1000여명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신용대출을 해주겠다며 신용카드 비밀번호 등을 알아낸 뒤 카드깡 수법으로 수억원을 챙긴 혐의로(사기) 유모씨(31) 등 2명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텔레마케팅사와 '카드깡' 업체를 운영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9일까지 고용된 여직원 10명을 통해 전국 수만명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2000만원까지 싼이자로 빌려주는 대출회사인데 신용불량 여부를 확인해야 하니 카드번호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속였다.
이들은 이렇게 번호를 알아낸 정모씨(43·여) 등 870여명의 카드로 자신들이 운영하는 카드깡 업체를 통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산 것처럼 위장, 1인당 63만원씩 모두 5억3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신모씨(45) 등 113명에게는 가입비 명목으로 63만원씩을 현금으로 입금받아 모두 4500여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확인되지 않은 피해자가 200여명 정도 더 있을 것으로 보고 회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