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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위험 의약품 87종 시중 유통

입력 | 2004-05-11 18:46:00


인체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의약품이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어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국내 150개 의약품을 조사한 결과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위험 의약 성분으로 지정해 선진국에서는 회수 조치된 7개 위험 성분이 87개 제품에서 나왔다”고 11일 밝혔다.

비염 치료제인 테르페나딘은 치명적 심장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어 미국에서는 1998년 회수 조치됐으나 국내에서는 16개 제약사가 16개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었다.

또 네파조돈과 시사프리드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제약회사에 자진 회수 또는 공급을 중단하도록 명령했으나 여전히 시판되거나 병원에서 처방한 것으로 확인돼 사후관리의 허점을 드러냈다.

감기약 등에 사용되는 페닐프로판올아민(PPA)은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어 미국과 캐나다는 2000년과 2001년 각각 회수 조치했으나 국내에서는 36개 제약사의 63개 약품에서 발견됐다. 식약청은 2001년 이 성분을 100mg을 초과하는 복합제에 사용하는 것만 제한했다.

소보원의 이해각 식의약안전팀장은 “위험 성분이 나온 감기약은 환자가 약국에서 의사의 처방 없이 사서 복용할 수 있는 일반 의약품이 대부분”이라며 “정부가 PPA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는 만큼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복용을 완전히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식약청 관계자는 “위험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에 대해서는 국내 전문 의료진이 정밀 평가를 한 뒤 ‘허가제한’ ‘사용제한’ 등 적절하게 조치하고 있다”며 “선진국의 사례를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