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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총2점… 권총3점… 총탄4100발 ‘가정집 무기고’

입력 | 2004-05-06 18:48:00

6일 오전 경기 부천중부경찰서에서 경찰 관계자가 금형기술자 서모씨가 채권자를 살해하는 데 쓴 사제총 사용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책상 위에는 압수된 일반 및 사체총 실탄.-부천=연합


수천점의 불법 무기류를 보유한 금형 기술자가 자신이 만든 사제 총으로 채권자를 살해하고 달아났다가 5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부천중부경찰서는 1일 오전 9시40분경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 모 은행 지하 화장실에서 금형기계 중간도매업자 김모씨(40)를 살해한 뒤 김씨의 지프승용차를 빼앗아 달아난 혐의(강도 살인 등)로 6일 금형기술자 서모씨(45)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서씨로부터 그가 제작한 소총 2점과 권총 3점, 총탄 4100발(실탄 500발, 탄두와 탄피 3600발)을 압수했다. 경찰은 또 예리하게 변형시킨 석궁과 칼 등 도검류 80여점을 그와 그의 아버지 집에서 발견했다.

경찰 조사결과 서씨는 지난해 초 숨진 김씨로부터 1500만원 상당의 금형기계 1대를 할부로 구입한 뒤 할부금 잔액 10만원을 깎아 달라고 했다가 거부당하자 사건 장소에 사제 총을 미리 숨겨놓았다가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서씨가 파이프 등을 이용해 만든 소총과 권총으로 실탄 발사시험을 한 결과 7m 전방의 전화번호부를 뚫는 등 성능이 일반 총기류와 비슷했다”며 “서씨를 상대로 추가 범행이나 폭력조직 등에 총기류를 팔아넘겼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씨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무기는 서씨 자신이 직접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서씨는 서울 청계천 상가 등에서 탄피를 구입해 탄두를 직접 만든 뒤 화약을 넣어 조립했다. 서씨는 또 자신이 만든 총기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신도시 개발지역 등 인적이 드문 곳에서 수차례 발사시험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씨는 경찰조사에서 “평소 무기를 좋아해 취미 삼아 책을 보면서 제조기술을 익혔으며 10여년 전부터 총과 도검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씨는 “사람을 해치는 등 범죄에 이용할 생각으로 무기를 만든 것은 아니다”며 “사건 당일에도 김씨가 욕설을 퍼붓자 홧김에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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