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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칼럼]성대결 의미 있나?

입력 | 2004-02-27 11:12:00


최근 골프 경기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선수가 있다면 단연 15세의 어린 소년 위성미다.

벌써 몇 차례 PGA에 출전 남자 선수들과 경쟁하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좋은 성적을 남기진 못했지만 당당한 체격과 아직 어린 나이를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골프 황제 우즈나 엘스도 그녀를 보고 대성할 선수로 거론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

그렇지만 위성미가 굳이 PGA 출전하여 남성들과 겨루어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 경험을 기르기 위해서라든지 아니면 뛰어난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당연히 LPGA에서 경기하는 것이 옳다.

자신의 기량을 평가하고 최고를 향해 도전하는 것이 이유라면 먼저 LPGA에서 정상에 올라선 다음이라도 늦지 않다.

지금으로선 순수한 도전의 의미라고 보기에는 부정적인 요소가 많다.

위성미 본인의 의지는 어떨지 모르지만 일단 대회 스폰서가 홍보 효과를 노려 여자 선수를 초청하는 일이 자꾸 벌어지고 있다는 것.

또 여자 선수가 PGA대회에 나오게 되면 그만큼 남자 선수의 자리가 하나 줄어들게 된다. 여자 선수로서는 도전을 위한 출전이지만 그 자리를 놓친 남자 선수에게는 대회 출전이 생계 수단일 수도 있다.

남자와 달리 여자 선수는 예선을 통과해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형평성에서도 문제다.

사실 스포츠 성대결은 도전이라기 보다는 흥미라고 보는 것이 맞다.

스포츠 종목이 남녀경기로 구분되어 있는 이유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남자와 여자는 이미 태어날 때부터 신체적 조건에서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 다양성을 스포츠에서도 인정한 결과 나타난 부산물이 남녀경기의 구분이다.

여자의 근력은 보통 남자의 60% 수준이고 순발력과 지구력 등 육체적 능력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남자가 앞선다. 양궁과 사격 같은 정신력을 많이 요구하는 경기에서도 결국 체력이 승부를 가르기 때문에 남자의 기록이 앞서게 되는 것.

몇몇 신체적으로 뛰어난 여자 선수가 남자 선수의 기록을 뛰어 넘을 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여자의 신체 능력이 남자를 뛰어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박세리가 얼마 전 KPGA에서 컷오프를 통과하며 뛰어난 기량을 인정 받았지만 그녀가 그 대회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지 반문하고 싶다.

남자들과의 대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박세리가 그 자신감을 토대로 계속해서 남자 대회에 출전한 것이 아니고 결국은 자신의 무대로 돌아가지 않았는가 말이다.

성대결이 순수한 도전의 의미라면 과감하게 여자 무대를 떠나 남자 무대에서 계속 뛰는 것이 진정한 도전이 아닐까?

‘그냥 한 번 해볼까?’는 도전이 아니라 흥미거리가 될 뿐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