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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신 교수, “고구려사 세계소개 영문판책 만들어야”

입력 | 2004-01-30 18:30:00

유재신 교수는 “영문판 고구려사를 만들어 배포하는 것이 고구려사가 한국사의 일부임을 전 세계에서 공인받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이훈구기자


북미지역에서 한국학 연구에 앞장서 오다가 현재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로 와 있는 유재신 교수(캐나다 토론토대 석좌교수·71·사진). 그는 “고구려사 문제를 비롯해 동북아지역의 역사왜곡 문제에 근본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국학의 세계화가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구려사가 한국의 역사라는 것은 한국학을 조금 공부한 사람이라면 외국사람이라도 다 알고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중국이 국제사회에까지 나가서 이런 인식을 바꾸려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그렇게 하기 전에 먼저 우리가 고구려사를 제대로 소개하는 영문판 책들을 서구의 저명한 대학 출판부에서 발간해 국제학계의 공인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유 교수는 1988년 중국 베이징대에서 열렸던 국제조선어학회에서 북한의 고구려사 전문가인 채희국 김일성종합대 교수가 영어판 고구려사를 만들자고 자신을 초청했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그는 “당시 여건이 안 돼 평양에 가지 못했던 것이 정말 안타까웠다”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영어판 고구려사를 만들어 전 세계 학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구려 출신 승려로서 양(梁) 무제(武帝·재위 502∼549)를 개종시킨 승랑(僧朗)의 경우 등 한국문화가 전통적으로 중국에 영향을 줄 만큼 우수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를 위해 ‘한국문화가 중국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일반인들을 위한 글을 준비 중이다.

‘고려 불교’ ‘이조 불교’(이상 미국 버클리대 출판부), ‘샤머니즘’ ‘신라 불교’ ‘한국과 기독교’(이상 아시안 휴머니티 프레스) 등 다수의 영어 저서를 내놓은 유 교수는 요즘도 한국유교를 소개하는 영문 저서의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