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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앤문 1억 환전해준 은행간부, 盧캠프자금 모금여부 조사

입력 | 2003-12-25 18:24:00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25일 이광재(李光宰)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이 지난해 대선 전 문병욱(文丙旭·구속) 썬앤문그룹 회장에게서 1억원을 받는 자리에 여택수(呂澤壽) 대통령제1부속실 행정관과 K은행 간부 김모씨가 동석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 중이다.

여 행정관은 지난해 대선 전 썬앤문그룹에서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고교 후배인 김씨는 이 전 실장이 문 회장에게서 받은 수표 1억원을 현금으로 바꿔준 인물이다.

검찰은 또 김성래(金成來·여·구속) 전 썬앤문그룹 부회장에게서 “이 전 실장에게 500만원을 줄 때도 K은행 간부 김씨가 동석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 여부 및 경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K은행 간부 김씨가 지난해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캠프의 선거자금 모금에 관여했는지, 그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의 법률고문을 지낸 서정우(徐廷友·구속) 변호사를 26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서 변호사는 지난해 대선 전인 11월 삼성(112억원), LG(150억원), 현대자동차(100억원) 등 주요 대기업에서 총 362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서 변호사를 기소한 이후에도 서 변호사가 △이 전 총재에게서 불법 모금 지시를 받았는지와 모금 사실을 이 전 총재에게 보고했는지 △다른 기업에서도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했는지 등에 대한 보강 조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해 대선 당시 한나라당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김영일(金榮馹) 의원을 29일 재소환해 불법 대선자금 모금 개입 여부 및 사용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대선 당시 한나라당과 노 후보 캠프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각각 수천만∼수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대통령 측근 비리와 관련해 검찰은 불법 대선자금 11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안희정(安熙正)씨를 29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