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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003]삼성SDI 천안 PDP생산공장

입력 | 2003-12-10 17:49:00

삼성SDI 충남 천안 PDP 생산공장은 이번 성탄절과 신정 휴일에도 근무할 만큼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클린룸에서 PDP의 상판과 하판을 연결하는 모습. 사진제공 삼성SDI


《“크리스마스 휴가는 못 가지만 일감이 많아 좋기만 하다.”

5일 오후 4시 충남 천안시 성성동에 자리한 삼성SDI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생산공장에서는 제2라인 준공식이 열렸다. 행사장에는 차가운 겨울비가 내렸지만 ‘뭔가를 이뤄냈다’는 성취감 때문인지 직원들의 표정은 밝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회사는 공장을 1년 넘게 24시간 가동하고 있으나 주문량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월 5만대인 생산규모를 월 13만대로 늘리기 위해 올 3월 제2라인 건설을 시작했고 이날 준공식을 가진 것.

밀리는 주문량 때문에 PDP 공장직원 900여명은 휴일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성탄절인 25일과 내년 1월 1일에도 평일과 다름없이 출근한다. 크리스마스 정상 가동은 지난해 말에 이어 두 번째. 9월 추석 때는 5일간의 황금연휴였지만 역시 생산라인은 100% 가동됐다.

현재는 740여명의 제조공정 담당직원은 휴무일 없이 3조 3교대로 24시간 공장을 가동 중이고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간접부서의 160여명도 돌아가면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손차경씨(20·여)는 “남자친구와 함께 성탄절을 보내지 못해 약간은 섭섭하다”면서도 “전체 직원들이 땀 흘려 일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2001년 7월 PDP를 양산하면서 42인치 PDP를 기준으로 6개월 동안 3400대였던 생산량은 2002년 26만대를 거쳐 올해는 35만대로 급증했다. 내년에는 100만대 양산을 목표로 할 만큼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양산을 시작했을 때는 수율(收率·예상생산량 중 실제 생산된 비율)이 나빠 월평균 570개밖에 팔지 못했고 이런 상황은 2002년 초까지 6개월 가까이 계속됐다. 일본의 경쟁업체보다 4∼5년 늦게 PDP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거래처를 확보하는 난제도 함께 풀어야 했다.

제일 큰 과제는 라인 안정화. 임원과 부장들도 책상에 앉아 있을 수 없었다. 현장직원은 물론 모든 임직원이 개선점을 찾느라 오전 7시에 출근해 밤 12시를 넘기며 퇴근하는 일과가 계속됐다.

제조팀 강영철 부장은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1800m의 생산시설을 13∼14m 간격으로 130개로 세세하게 나눠 개발 제조 설비전문가들이 일일이 오류를 해결한 뒤 다시 설비를 돌려보는 과정을 반복했다”고 회고했다.

양산 18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1일 처음으로 수율이 90%를 넘었다. 이런 노하우가 쌓여 제2라인은 시험가동 한달 만에 수율이 80%까지 높아졌고 곧 90%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PDP 마케팅팀 김하철 상무는 “양산 초기 PDP 견본을 들고 찾아갔을 때 냉랭했던 거래처들이 요즘은 어떻게 알았는지 집 전화번호까지 알아내 공급량을 늘려달라고 전화공세를 펴고 있다”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이 회사는 월 기준으로 올해 6월 손익분기점을 맞췄으나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이 7000억원에 달해 PDP사업 전체로 보면 내년쯤 흑자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안=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