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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해외축구]伊페루자 “여자선수 모십니다”

입력 | 2003-09-04 17:57:00


‘남자 축구에 웬 여자 선수를….’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 A 페루자의 ‘괴짜’ 구단주 루치아노 가우치가 4일 “한 달 내에 여자선수를 데려 오겠다”고 폭탄선언.

가우치 구단주가 점찍어둔 여자선수는 스웨덴의 한나 륭베르그(24). 그는 A매치 88경기에서 48골을 뽑아낸 스웨덴 여자축구 최고의 골잡이.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각국 축구협회, 프로연맹 규정상 ‘남자축구에 여자가 뛸 수 없다’는 조항이 없기 때문에 가우치가 륭베르그를 영입할 경우 뛰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륭베르그가 제대로 활약할 지는 미지수. 여자국가대표팀이 일반 남자고교 팀에도 쩔쩔매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결국 륭베르그의 영입은 가우치 구단주의 ‘또 다른 깜짝쇼’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 가우치 구단주는 올 초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셋째 아들 사디 카다피를“세리에 A에서 뛸 수 있는 훌륭한 선수”라며 영입해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었다. 그러나 사디는 현재 벤치 신세. 이 바람에 가우치 구단주가 아버지 카다피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고 아들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냐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을 정도.

가우치 구단주는 2002월드컵 때 안정환(당시 페루자 소속)이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골든골을 터뜨리자 “처음 우리 팀에 왔을 때 샌드위치 사먹을 돈조차 없는 길 잃은 염소 같았던 선수가 이탈리아 축구를 망쳤다”고 했다가 국제적 망신을 사기도 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