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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TV광고 시간파괴! 7.5초 아니면 60초로 승부

입력 | 2003-08-18 17:30:00

KTF ‘해브 어 굿 타임’편. 사진제공 제일기획


‘천편일률적인 모습은 싫다. 형식을 파괴하는 과감함이 필요하다.’

최근 ‘시간 파괴’ 광고가 등장하고 있다. 기존의 TV광고 시간은 대부분 15∼20초. 이 시간에 각종 상품의 특성이나 기업 이미지를 하나의 말과 행동, 이미지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런데 광고시간을 기존의 절반으로 확 줄이거나 4배로 늘린 광고가 잇달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국내외 연구사례를 보면 ‘광고효과는 광고시간에 비례한다’는 것이 정설로 돼 있다. 그러나 광고환경과 비용 대비 효과 등을 감안하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KTF, 7.5초에 승부를 건다=이동전화회사 KTF의 ‘해브 어 굿 타임(Have a good time)’ 광고는 보다 짧은 시간에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전략을 택했다. 내년부터 이동전화번호 앞자리가 ‘010’으로 통일되면서 이동통신회사들은 기업이미지 제고에 사활을 걸고 있다.

KTF는 좀 더 파격적인 형식으로 고객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7.5초짜리 기업이미지 광고 5개를 계속 방영함으로써 ‘고객의 시간은 소중하고 KTF는 고객에게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준다’는 이미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일반광고와 달리 대사도, 배경음악도 없다. 오로지 ‘Have a good time’이라는 모토만을 전달한다.

이동통신회사를 대표했던 011, 016, 019 등 식별 번호가 사라지는 만큼 확실하게 튀어야만 고객의 기억에 남는다는 판단이다.

삼성생명 ‘브라보 유어 라이프’편. 사진제공 제일기획

▽삼성생명, 감성에 호소=생명보험사의 특성을 반영했다. 지금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 보험사가 서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금이라도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고르는 아내, 회사업무에 지쳐 좌석버스에서 졸며 퇴근하는 남편, 그리고 언제나 힘을 주는 자녀들…. 이들 가족 곁에 항상 삼성생명이 있다는 이미지를 전달한다.

시간대도 심야시간이 아닌 주말 프라임 타임에 맞춰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선택했다.

제일기획 이정은 차장은 “생명보험사의 특성에 맞게 시청자의 감성에 호소하고 뭉클한 감동을 주기 위해 광고시간을 길게 했다”고 설명했다.

▽광고효과에 대한 연구결과=80년대 미국에서는 한 광고 안에서 같은 내용의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면 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가 많았다.

80년대 후반으로 넘어가면서는 사람의 지적발달능력에 기초한 학습효과 이론이 등장했다. 광고시간이 길수록 시청자들이 광고에 함축된 의미와 메시지의 적절성을 더 잘 파악한다는 연구결과다. 어쨌든 더 많이, 더 길게 보여줘야 광고효과가 크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광고는 TV시간대를 돈 주고 사는 것이기 때문에 투입비용과 광고의 매출효과를 토대로 시간당 광고비용을 따져봐야 한다는 견해도 많다.

눈길을 끌고 있는 ‘시간파괴 광고’가 어떤 성과를 낼지 두고 볼 일이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