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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대위 vs 男병장…女장교 성추행 사병에 가혹행위

입력 | 2003-07-29 18:37:00


육군 여성장교가 사병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사병과 함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9일 육군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새벽 강원도의 육군 모 공병부대 소속 A병장이 소형천막에서 혼자 잠자던 여군 B대위의 텐트를 면도날로 찢고 들어가 B대위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배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

B대위는 이날 오후 A병장에게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는 자술서를 작성하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수차례에 걸쳐 A병장을 발로 차고 각목으로 때린 뒤 구덩이에 A병장의 하반신을 파묻는 등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육군은 밝혔다.

부대측은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도 조치를 미루다 파문이 확산되자 뒤늦게 A병장을 성추행 혐의로 구속하고 B대위는 구타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육군은 또 사건 발생 후 한달이 넘도록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이 부대 대대장 C중령을 보고 태만 등의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최근 한달간 육군에서는 사병이 선임병의 강제성추행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데 이어 영관급 군의관이 간호장교를, 대대장이 당번병을 성추행하는 등 군기문란이 심각한 상황이다.

▼女장교 처리 '선처 vs 처벌' 싸고 논란▼

자신을 성추행한 사병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여성 장교의 처벌 문제를 놓고 온-오프라인에서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진 29일 본보에는 이 여성 장교를 ‘선처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처벌해야 한다’는 상반된 주장을 펴는 전화가 빗발쳤다. 동아닷컴(www.donga.com)의 의견란에도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여성 장교 처벌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여성장교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당신 가족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생각해 봐라’, ‘성추행 후 반항하는 사병을 몇 대 때린 것을 폭행이라고 할 수 있느냐’, ‘좋은 상관 만나서 몽둥이 몇 대 맞은 것을 다행으로 알아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냈다.

반면 ‘법보다 폭력이 앞섰으면 여성 장교도 문제가 있다’, ‘사병의 인권을 말살한 여성 장교의 범죄를 묵인해서는 안 된다’, ‘엄연히 진술거부권이 있는데 폭행을 가한 것은 고문이나 마찬가지로 구속해야 마땅하다’는 등 처벌을 주장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사병과 여성 장교 모두 법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양비론을 펴는 네티즌도 적지 않았고 군의 기강 해이를 질타하는 의견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편 국방부 여군발전단은 이날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여성 장교들은 “사병을 구타하긴 했지만 피해자인 만큼 정상을 참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군 간부는 최근 군 고위관계자를 면담해 이 여성 장교에 대한 선처를 건의했다는 후문이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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