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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음반]“올 여름은 댄스…” 여름 스페셜 음반 낸 이정현

입력 | 2003-07-20 17:24:00

사진제공 팬 엔터테인먼트


왜 이런 음반을 냈을까.

가수 이정현(23·사진)이 최근 발표한 여름 스페셜 음반을 듣다보면 떠오르는 의문이다. 새 음반에 수록된 노래는 ‘섬머 댄스’를 비롯한 네 곡이 모두 댄스곡이다.

타이틀곡 ‘섬머 댄스’는 1990년대 중반 선풍을 일으켰던 댄스곡의 전형. 이런 댄스곡들은 당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지만 가수들의 립싱크와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인해 가요 팬들을 식상하게 한 원인으로도 손꼽힌다.

“그렇지만 오래전부터 하고 싶은 장르였어요. 다른 가수들은 가볍고 편안하게 춤추고 노래하는데, 나는 ‘테크노 여전사’라는 별명에서 자유롭지 못했어요. 팬들은 늘 내게 강렬한 사운드나 메시지를 기대하지만, 그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었습니다.”

‘섬머 댄스’에서 이정현은 앙징맞은 ‘바다 처녀’차림이다.무대에서 ‘마린 걸(Marine Girl)차림으로 나와 ‘와’ ‘바꿔’ 등 이전 히트곡에서 보여준 심각함을 털어버렸다. 그는 “20대 초반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발랄함만 가득 담았다”고 말했다. 수록곡 ‘악어’와 ‘야’도 ‘섬머 댄스’와 유사하다. 사랑의 이별마저도 흥겨운 리듬 때문에 가볍기만 하다. 다만 네 번째 신곡 ‘말해’는 메탈 분위기와 도발적인 가사로 이전 이정현을 연상시킨다.

이정현은 이번 음반을 ‘스페셜’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섬머 댄스’처럼 “가볍게 파티를 열자”고 노래하는 곡들로 정규 음반을 낸다는 게 낯선 듯. 이정현은 “팬들의 기대와 내 욕심 간의 거리를 메우기 위해 ‘스페셜’을 택했지만 나의 또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규 음반은 내년 초 발표 예정. 매 음반마다 스스로 컨셉트를 정한 그는 “내년에 표현하고자 하는 노래와 의상 등이 머릿속에 있지만 아직 영업 비밀”이라고 말했다.

이정현은 1998년 중앙대 영화학과에 입학했지만 한 학기만 겨우 마친 상태다. 대학에 들어간 이후 드라마 음반녹음 공연으로 일정을 비우지 못했기 때문. 이번 스페셜 음반도 4집 ‘아리아리’ 활동을 마친 뒤 세달만에 나왔다.

이정현의 여름 스페셜 음반은 빠른 속도로 나가고 있다. 10일 출시된 이래 10만장선을 금세 넘어섰다. 소속사는 초반 판매가 정규 음반 때보다 빠르다고 놀란다. ‘계절 특수’를 겨냥한 이런 음반은 한달 안에 관심이 소진되므로 정규 음반 판매를 넘어설지는 미지수.

이정현은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오면 ‘섬머 댄스’가 본격 시작될 것”이라며 “그 덕분에 나도 올해 피서는 댄스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엽기자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