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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北전문가 50人]"北인권결의안 표결불참 부적절" 52%

입력 | 2003-04-17 19:11:00


북한 문제 전문가의 절반 이상이 유엔의 ‘북한 인권 결의안’ 표결에 정부가 불참한 것은 ‘부적절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또 대다수 전문가들은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북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힌 정부의 방침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가인권위원회가 북한 인권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북한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대북 지원사업을 연계하거나 유엔 등 국제사회와 공조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는 17일 본보 취재팀이 ‘북한 인권 및 북핵 문제’와 관련해 대학교수와 인권운동가, 시민단체 관계자, 외교안보 전문가 등 보수와 진보 진영의 북한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한 결과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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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엔 표결에 불참한 것에 대해 52%가 ‘부적절하다’고 답변했다. ‘적절했다’는 의견은 46%였으며 2%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부적절한 선택이라고 답한 이유로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문제와 정치상황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적절한 선택이라고 답한 경우에는 “북핵문제와 북한 인권을 따로 떼어내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주류였다.

특히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김창국(金昌國) 위원장이 북한 인권문제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아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응답자의 43.2%가 “북한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인권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답했다. 또 “사안별로 의견 개진을 해야 한다”는 답변도 38.6%에 이르는 등 북한 인권에 대한 인권위원회의 적극 대응을 주문한 응답자가 전체의 81.8%였다.

국가인권위원회 소속으로 설문에 응한 유현(柳鉉) 상임위원은 “우리와 피를 나눈 동포들의 생명이 걸린 인권문제에 대해 정부가 침묵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엔 인권위원회가 16일 통과시킨 ‘북한 인권 결의안’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6%인 33명이 ‘북핵문제 등 한반도 상황에 별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56.8%인 29명은 유엔 결의안이 북한 인권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의 95.4%는 북한의 인권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70.4%)”“대체로 심각하다(25.0%)”는 평가를 했으며 “이라크보다 낫지 않다”는 견해도 66%였다.

북한 인권문제 해법은 대북지원과 연계(42%)하거나 유엔 등 국제사회의 개입을 유도해야(40%)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내정간섭 소지가 있으므로 관망하자’는 의견은 1명이었다.

가톨릭대 국제대학원 최영종(崔永宗) 교수는 “설문조사 결과 북핵문제와 북한의 인권문제 제기 사이에는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판단이 주류를 이뤘다”며 “따라서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할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오히려 ‘인권문제에 원칙이 없는 정부’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