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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긴장…행자-외교-복지부 등 인사태풍 술렁

입력 | 2003-03-13 19:13:00


《‘이제는 우리 차례?’ 파격적인 장관급 인사에 이어 11일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도 대폭적인 물갈이가 이뤄지자 조만간 단행될 각 부처 1급 이하 인사를 앞두고 중앙 행정부처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각 부처의 국장급 이상 간부들은 “그동안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태풍의 강도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며 앞으로 불어닥칠 인사태풍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 같은 현상은 행정자치부 등 파격적인 인물이 장관으로 임명된 부처에서 두드러지고 있으며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행자부 외교통상부 등 몇몇 부처에서 충격적인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행자부의 A국장은 “먼저 검찰을 개혁한 뒤 행정부문을 개혁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새 정부 출범 전부터 정부청사 주변에서 나돌았다”며 “대통령이 법무부와 행자부에 젊은 장관을 앉힌 것도 바로 이 같은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두관(金斗官) 행자부 장관도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후속 인사와 관련해 “조직 내 피가 돌게 하고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높은 분들이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데…”라며 물갈이 인사를 예고했다.

검찰 못지않게 외무고시 합격기수 등 서열관행을 중요시하는 외교통상부도 윤영관(尹永寬) 장관이 10일 실국장 회의에서 “새로운 외교 환경에 걸맞은 외교역량 강화 차원의 인사를 할 것”이라고 강조함에 따라 파격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직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새 정부가 인사원칙으로 공표한 다면평가제 또한 파격적인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로 김화중(金花中) 보건복지부 장관은 5, 6일 이틀간 경기도 공무원수련원에서 과장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1박2일간 워크숍을 끝낸 뒤 ‘누가 1급 직책에 적합한 인물인가’, ‘국장급 인사를 어떻게 조정하는 것이 좋은가’, ‘같이 일하고 싶은 국장급 1명과 과장급 3명을 적으라’는 등의 기습적인 다면평가를 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C국장은 “1급과 국장급 인사에서 연공서열 파괴 및 세대교체를 하기 위해 다면평가를 한 수단으로 쓰는 것 같다”며 “부하 직원이나 주위 사람들의 평가를 인사에 참고하겠다는 다면평가 자체가 연공서열 방식의 인사를 깨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면평가를 1급 승진 등에도 확대 실시하라는 중앙인사위원회의 지침에 따라 보건복지부 외에 행자부 환경부 등 다른 부처들도 이미 다면평가를 실시했거나 1급 이하 인사 이전에 실시할 방침이다.

여기에 일부 부처에서는 청와대 등 외부에 파견 나갔다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복귀한 간부들까지 겹치며 자리보다 사람이 넘쳐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파격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경우 보직 없이 대기 중인 2, 3급 국장급 간부가 6명이나 되는 데다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실 폐지로 청와대 파견 직원들이 복귀하는 바람에 인사 적체가 극심한 형편이다.

한편 간부들이 동요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과장급 이하 공무원들은 검찰과 같은 파격적인 인사가 행정 부처들에서도 단행돼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현두기자 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