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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들@네덜란드]“한국선수들 최고”뜨거운 네덜란드

입력 | 2003-02-12 17:58:00


《본보는 박지성 이영표(이상 PSV 아인트호벤), 송종국(페예노르트), 김남일(엑셀시오르) 등 네덜란드 프로축구에 진출한 태극전사들의 승전보를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최삼열 통신원의 ‘태극전사들 @ 네덜란드’을 게재합니다. 최삼열 통신원(사진)은 로테르담 레이덴 법대 4학년에 재학중인 축구 마니아입니다. 태극전사들의 활약상, 본고장 유럽의 뜨거운 축구열기, 스타들이 그려내는 화려한 플레이 등 알차고 재미있는 소식이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축구를 모르면 ‘바보’ 취급을 받는다. 홈팀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오후 4시 이후에는 관공서와 모든 상가가 문을 닫는다. 물론 다음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축구 이야기로 아침을 시작한다.

5년전 98프랑스월드컵 때의 일이다. 한국-네덜란드전이 열리던 날 고교생이었던 나는 한국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등교했다. 학교에서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탓에 전교생의 주목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결과는 0-5의 참패. 다음날 나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학교에 나가야 했다.

요즘은 어떨까. 로테르담에 사는 한국 교민들의 어깨에는 잔뜩 힘이 들어가 있다. 우리 태극전사들이 속속 네덜란드에 입성해 맹활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한국선수들의 유럽 진출이 당연한 일처럼 되어 버렸지만 생각해 보면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일본인 선수 오노가 페예노르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봤을 때 같은 동양인으로써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배가 아팠던 것도 사실이다. 1년전만 해도 누가 한국선수들이 네덜란드 리그에서 뛸 줄 알았을까.

지난해 월드컵 때다. 한 신문에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한 네덜란드 대신 어느 팀을 응원하는게 좋을까’라는 기사가 났다. 기사 내용은 대충 이랬다. ‘네덜란드의 히딩크 감독이 한국팀을 지휘하고 있지만 선수들의 실력이 워낙 부족해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 오히려 일본에는 페예노르트의 오노가 있기 때문에 월드컵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페예노르트 팬들은 월드컵에서 피구의 발을 꽁꽁 묶은 송종국을 최고의 수비수로 기억하고 있다. 포르투갈전에서 멋진 골을 터뜨린 박지성을 모르는 네덜란드인은 거의 없다.

지난 챔피언스리그 페예노르트-유벤투스전 때 네덜란드 청년들이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송종국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요즘 네덜란드에서 한국선수들의 인기는 이처럼 대단하다.

지난 주 경기에 출전한 태극전사는 박지성 뿐. 그는 포르트갈전에서의 멋진 골을 기억하는 아인트호벤 팬 기대에는 미치지는 못했지만 잘 뛰어 주었다. 다음 주 벌어질 즈볼러전에서 그의 활약과 이영표의 데뷔전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요즘은 정말 태극전사들 덕택에 신바람이 난다.

로테르담=최삼열 통신원 sammychoi@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