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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BLB 동화', '마주 선 나무'

입력 | 2003-01-07 17:16:00


▽ BLB 동화 1단계(전 6권)

정태선 글/이효숙 등 그림/각권 38쪽/각권 8800원/어린이중앙(3∼4세)

한글을 깨치도록 동화로 꾸민 이야기 6편을 담았다. BLB(Big Letter Book)시리즈는 문장이 반복되는 가운데 주요 낱말이 빨간색으로 크게 부각돼 있다. 예를들어 1권 ‘나답게’를 보면 ‘엄마가 사뿐사뿐 걸어요/나도 사뿐사뿐 걸어요/아빠가 쾅쾅 걸어요/나도 쾅쾅 걸어요…’라고 이야기가 전개되고 ‘엄마’‘나’‘아빠’‘나’가 빨간색 큰 글자로 쓰여 눈에 확 들어온다. 끝에 ‘꽈당 넘어졌어요/툴툴 털고 일어나 나답게 걸어갔어요’라며 극적인 재미까지 준다.

활동중심언어교육연구소장인 저자는 아이가 언어능력을 키워나갈 때 전체 의미를 먼저 파악하면서 낱말과 문장을 깨우지, 낱말부터 깨우친 다음 문장과 전체의미를 파악하는 식으로 언어를 습득하는 것은 아니라친다는 총체적 언어교육의 이론에 공감한다. 따라서 이 책들은 엄마가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반복해 읽어주면서 한글도 깨치게 하고 독서습관도 들이도록 꾸며졌다. 책마다 워크북도 붙어있다.

▽ 마주 선 나무

유경환 글/이혜주 그림/124쪽/6500원/창작과비평사(초등 전학년)

자연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때로 경외심을 담아 노래한 동시집.

‘일찍 돋아난 냉이풀…힘들어/힘들어/아롱아롱/땀을 흘린다’(아지랑이)고 할 때 시인은 숨을 죽이고 자연을 마주한다. 그러나 곧 ‘나무들/여름내/숲 속 노래/나이테에/녹음해 둔다’(나이테)거나 ‘바람이 깨금발로 지나가면 도레미파솔라시 들려’(아니야,아니야)라며 예리한 관찰력을 나타낸다. ‘눈 쌓인 가지/햇살이 녹여 쾅 쏟아 낸다/햇살이 말없이 나무 돕는 걸/나는 못 본 척 배운다’(겨울 햇살)같은 시에선 노시인다운 인생의 깊이까지 드러낸다.

그러나 인생에서 아직 아쉬움도 많다. ‘꿈에선 어머니가 젊다/아직도 “괜찮니?”하신다/운동회 달리기에서 넘어졌을 때’(어머니)나 ‘헛돌아가는 주름못처럼/타이름을 귓등으로 들었을 때/아버진 얼마나/속상해하셨을까’(주름못)같은 시에서 그렇다.

10행 내외로 이루어진 시들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시 만큼이나 간결하면서 정감이 가득 묻어나는 그림들이다. 이혜주씨는 20년 넘게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려오고 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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