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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뉴욕시티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주인공 열연 문혜원씨

입력 | 2002-11-07 18:06:00


“1막은 정신없이 지나갔고 2막에서야 관객 얼굴이 보이더군요. 4막짜리 4시간 공연이 너무 빨리 끝났어요.”

미국 오페라 무대 등단 7년 만에 세계 최고 수준의 뉴욕시티오페라가 공연하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에서 주역인 수잔나 역을 맡은 소프라노 문혜원(文惠媛·34·사진)씨는 첫 공연(10월29일)의 감격을 이렇게 표현했다.

공연 후 박수세례를 받은 문씨 주위로 오페라단 로빈 톰슨 총감독과 단원들이 모여들어 ‘스타 탄생’을 축하하면서 그의 별명 ‘베이비’를 ‘신데렐라’로 바꿔주었다. 비평가들은 문씨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뛰어난 연기력’을 높이 사고 있다. 남은 두 차례 공연(9, 14일)을 통해 문씨는 자신을 뉴욕 오페라계에 확실히 인식시키고 싶어한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뉴욕시티오페라에서 활약해온 홍혜경 신영옥 조수미 선배 등 한국 소프라노의 맥을 잇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캐릭터가 아주 마음에 들어 수잔나 전문 소프라노로 뛰고 싶어요.”

당초 수잔나 역의 가수가 다른 작품에 출연하기로 결정되면서 오디션을 거쳐 주역을 따낸 문씨는 “이제 시작이며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다”고 겸손해 했다.

7월 독일 코믹오페라 ‘글로리아’의 주인공, 1997년 ‘줄리어스 시저’의 ‘클레오파트라’ 역을 말끔하게 소화해내 뉴욕타임스, 신시내티 인콰이어러지로부터 극찬을 받기도 했다.

유명 연기자 관리회사인 ‘롬바르도’는 문씨를 ‘떠오르는 스타’라고 부르면서 대형무대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문씨는 연세대 성악과를 나온 후 성악분야에서 이름 높은 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CCM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아티스트 디플로마를 받았고 올 6월 뉴욕 매네스 음대 프로페셔널 과정을 마쳤다.

두 대학원에서 각각 오페라 최고상을 수상했으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주 지역 콩쿠르에서 두 차례 우승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