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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술씨 진술 일부 번복… 목소리분석 부담 느낀듯

입력 | 2002-08-16 01:30:00


이정연(李正淵)씨의 병역면제에 개입했다고 김대업(金大業)씨가 주장한 전 국군수도병원 의무부사관 김도술씨(55)가 “김대업씨 녹음테이프의 목소리가 내 것일 수 있다”고 밝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도술씨는 그동안 “테이프는 완전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씨에게서 청탁받은 적도 없고, 김대업씨에게 조사받은 적도 없는 만큼 자신이 한씨에게 청탁과 함께 돈을 받았다고 자백한 내용이 담겨 있는 테이프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그러나 15일 조선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목소리는 내 것일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 99년 병역비리 합동수사 당시 한씨와 발음이 비슷한 다른 사람이 관련된 병역비리에 개입한 사실을 진술했는데 김대업씨가 이를 이용해 내용을 조작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씨가 이렇게 진술을 바꾼 것은 검찰의 성문(聲紋) 분석 결과 테이프의 목소리가 자신의 목소리로 밝혀질 경우 예상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김씨의 ‘새로운 주장’을 크게 신뢰하지 않고 있다. 테이프에 “97년 대선 당시 이 후보와 한씨를 TV에서 자주 봐서 얼굴을 알게 됐다”는 진술과 함께 금품 수수 당시 정황도 구체적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김씨의 주장처럼 김대업씨에게 조사받은 적도 없는데 김씨가 다른 사건에 대한 내용을 편집해 조작했다면 테이프 내용 전체를 짜깁기했다는 얘기인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검찰은 테이프의 목소리가 김도술씨의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유력한 정황증거는 될 수 있지만 그 자체를 결정적인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정연씨 병역 면제와 관련된 각종 기록들을 광범위하게 수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