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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내사랑]곰두리 장애인봉사대 백승기회장

입력 | 2002-03-22 18:07:00


“외국인이나 관광객이 장애인에게서 봉사를 받으면 훨씬 더 큰 감동을 받게 되겠지요.”

장애인으로 구성된 곰두리봉사대 중앙회 회장이자 전주자원봉사단체협의회 시민단장인 백승기(白承基·55)씨.

그는 3세 때 소아마비에 걸려 하반신을 잘 쓰지 못하는 지체장애인이지만 요즘 잠시도 엉덩이를 의자에 붙일 겨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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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가 직업’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20여년 동안 자원봉사에 전념해온 그는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이번 월드컵에 모두 쏟아 붓겠다는 각오다.

88년 서울에서 차량을 소유한 장애인 8명을 모아 장애인들의 병원 이송 등을 돕는 곰두리 차량봉사대를 결성한 그는 현재 전국 2만여명의 회원을 갖춘 조직으로 키워오면서 대전 엑스포, 무주·전주동계유니버시아드 등 수많은 행사에서 교통봉사와 환경정화 활동을 해왔다.

그는 지난해 9월 월드컵을 앞두고 또 하나의 ‘일’을 저질렀다. 전주시내 25개 택시회사 가운데 21개 회사 1280명의 운전사가 참여하는 ‘교통전문 택시봉사단’을 발족, 1억원이 넘는 사비를 털어 이들 모두에게 단복을 맞춰 주었고 무전기 250대도 나눠주었다.

월드컵 이전까지는 단원들의 차량 위치를 파악, 외국인이나 관광객에게 신속하게 연결해주기 위해 전 차량에 자동위치추적장치(GPS)를 설치할 계획.

아내가 경영하는 식당과 이벤트 회사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수입을 봉사활동에 사용해온 백씨는 평생 꿈인 장애인 운전사만을 고용하는 택시회사 경영과 치매노인수용시설 설립 등도 월드컵 이후로 잠시 미뤘다.

봉사활동 동료인 이연숙(李蓮淑·46·전주 안골노인복지회관장)씨는 “그는 비장애인보다 훨씬 정신이 건강하고 몸을 아끼지 않아 함께 활동하다 보면 그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잊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축구를 하지는 못하지만 전주에서 열리는 전북현대모터스의 경기는 빼놓지 않고 볼 만큼 열성 축구팬으로 고종수와 차두리 선수를 특히 좋아한다.

“경기 성적도 16강에 들면 더욱 좋겠지만 친절과 서비스에서만은 역대 어느 월드컵보다 앞서 우승권에 진입해야지요.”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