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朴槿惠) 의원이 개혁세력과 뭘 해보겠다는 모양이나 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촌처제를 향한 조언처럼 말했지만 요즘 JP의 불편한 심기가 짙게 배어 있는 말이었다.
JP는 박 의원으로부터 연락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었다”며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과 일을 해야 하는데, 그들은 박 의원을 개혁대상으로 삼던 사람들이다”는 말도 했다. ‘그들’이란 박 의원과의 연대설이 나돌고 있는 여야 정치인들을 지칭하는 게 분명했다.
박 의원 탈당 직후 당내에서는 “내각제 신당을 포함해 자민련에 유리한 정계개편의 계기가 마련됐다” “박 의원이 누구보다 의지할 사람은 JP 아니겠느냐” 등 기대 섞인 전망이 많았다.
그런데 막상 박 의원이 JP와의 만남은 뒷전으로 미뤄놓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JP 측근들은 “우리도 관심 없다. 서로 노선이 다른 것 같다”며 섭섭함을 드러내고 있다.
JP의 내각제 투어도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 형국이다. 당 소속 의원들의 참여도 저조한 편이다. 그래도 정진석(鄭鎭碩) 대변인은 “지금은 JP가 사면초가처럼 보일지 몰라도 거품이 걷히고 나면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