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의 성장과 몰락을 빗댄 소설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출판된 ‘재벌에 곡(哭)한다’(문이당 간)는 그룹 비서실 사장인 ‘나’의 입을 빌려 ‘육대주’라는 그룹의 영욕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에서 총수는 대통령과 외국 원수의 단독 면담을 성사시키는 등 놀라운 수완으로 그룹을 키워간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터지자 회장은 장기 외유에 들어가 연락이 두절되고 육대주는 나라경제를 망친 주범으로 지목된다.
회장을 주군(主君)으로 여기는 충성스러운 ‘나’는 “재벌의 역사는 재벌만의 잘못이 아니라 정치인 관료들의 공동작품”이라면서 “재벌은 몰락이라는 단죄를 받지만 정치인과 관료들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절규한다.
저자인 소설가 최용운(崔龍雲)씨는 “대우그룹과는 1995년경 사사(社史)를 쓰기 위해 인연을 맺은 적이 있다”면서도 “특정 재벌만을 모델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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