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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프로야구]김병현 큰일냈네…PS 한국인 첫 세이브

입력 | 2001-10-13 18:29:00

김병현(가운데)이 한국인 첫 PS 세이브를 올린 후 팀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네 시작은 미미했지만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구절 그대로였다.

‘작은 거인’ 김병현(22·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데뷔전은 경기 종료 사이렌이 울리기까지 팬들의 가슴을 죄게 했지만 한국인 첫 세이브란 ‘옥동자’를 탄생시켰다.

13일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

8회말 5-3으로 앞선 2사 1, 2루에서 구원 등판한 김병현의 앞엔 메이저리그 사상 신인 최다타점의 ‘슈퍼 루키’ 알버트 푸욜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김병현은 갑작스러운 등판에 몸이 덜 풀렸는지 바깥쪽으로 연속 3개의 볼을 던지는 등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다음 타자는 이날 선제 2점 홈런의 주인공인 5번 짐 에드먼즈. 만루를 의식한 김병현은 1볼에서 제2구를 한가운데 커브로 찔러 넣었고 에드먼즈의 방망이는 날카롭게 허공을 갈랐지만 타구는 중견수 뜬공으로 잡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9회말에도 김병현의 출발은 불안했다. 선두 대타 케리 로빈슨의 기습번트 안타에 이은 에드가 렌테리아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의 위기. 그러나 김병현은 스리번트까지 시도한 마이크 매시니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대타로 출장한 ‘빅맥’ 마크 맥과이어의 잘 맞은 땅볼 타구가 3루수 매트 윌리엄스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며 3루와 1루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연결돼 눈 깜짝할 사이에 경기는 끝이 났다.

김병현은 1루수 마크 그레이스가 기념으로 공을 건네주자 그제야 특유의 웃음을 되찾았고 7회초 크레이그 카운셀의 역전 3점 홈런에 힘입어 2승1패로 한발 앞선 애리조나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1승만 남겨놓게 됐다.

한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지난해 삼성에서 뛰었던 훌리오 프랑코와 치퍼 존스, 레이 산체스의 홈런 세 방을 앞세워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6-2로 누르고 파죽의 3연승을 기록,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선착했다.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