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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게 이렇군요]가뭄극복 지원 손잡은 여야…세비서 30만원씩 공제

입력 | 2001-06-11 18:31:00


모진 가뭄이 정국엔 약이 됐다. 입만 열면 싸우던 여야가 모처럼 한목소리로 가뭄 극복 방안을 제안하는 등 정치권에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11일 가뭄 극복을 위해 정쟁(政爭)을 중단하고 국회 차원에서 관련 예산 확보, 농촌 일손 돕기, 지원성금 모금 등을 추진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여야 3당은 또 이날 원내총무회담에서 국회의원 세비에서 1인당 30만원씩 공제해 양수기 구매 등 가뭄 대책비로 지원키로 했다. 13일엔 국회 일정(상임위 활동)을 취소하고 여야 의원들이 일제히 전국 각지의 가뭄 현장을 방문해 농업용수 확보작업을 돕기로 했다.

민주당은 확대간부회의를 갖고 재해대책 예산 확보를 위해 이달 임시국회에서 추경예산을 편성하고, 국비와 지방비가 50 대 50의 비율로 구성된 재해대책비를 80 대 20으로 개선키로 했다.

한나라당도 수자원관리종합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이상배·李相培) 회의를 열어 종합적인 물 관리를 위한 관련 법 개정안을 올해 정기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의원들에게 골프 자제령을 내리고 의원들의 국회 출석 점검을 시작했다.

여권 주변에선 ‘초당적 협력이 불가피한 가뭄 정국을 맞아 여야 영수회담이 성사될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은 “영수회담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부인했다.

국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나온 여야 의원들의 주장도 비슷했다. 민주당 강운태(姜雲太) 의원은 “현장 자치단체가 재량권을 갖고 먼저 사업비를 집행한 후 사후 정산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양수 장비의 유류비와 전기료도 민간이 50% 부담하고 있는데 전액 정부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나라당 이인기(李仁基) 의원은 “북한 금강산댐의 물을 갈수기 때 남한으로 보내고, 남한은 대신 전력을 북한에 보내는 ‘남전북수(南電北水)’ 연동제를 실시하자”고 말했다.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도 “오늘은 가뭄 문제를 중점적으로 걱정해 달라”고 당부했다.

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