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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마키아벨리라면 어떻게 할까'

입력 | 2001-02-02 18:39:00


이 책은 불온하다. 성공을 위해서는 이기심과 야만성을 극대화시키라고 충동질한다. ‘도덕 관념에 얽메이지 않은 최초의 근대 사상가’ 마키아벨리로부터 배운 금과옥조다.

사실 비즈니스 세계는 먹느냐 먹히느냐 생사가 걸린 전장(戰場). 성공을 위한 확실한 밑천은 상대를 쓰려뜨려야 내가 산다는 맹목적인 악의와 자기애 뿐이라고 단언한다.

독설로 가득찬 이 책이 선전하는 마키아벨리의 전언은 이렇다. 성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고상함보다 비열함을 배워라. 예의바름보다 야비함을 과감히 실천하라. 잔혹하지 않느냐고? 세상이 그러한데 나만 도덕군자연하면 평생 당하고만 살 뿐이다.

마키아벨리의 후예인 경제 ‘군주’의 덕목은 무엇인가. 거친 기질, 탐욕, 파괴 성향, 허풍, 의기양양, 무절제 등이다. 자신의 잔혹함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하며, 일말의 양심조차 금물이다.

필요할 경우 자기 어머니라도 해고해야 한다. 능력 없는 나이 많은 직원, 의욕이 넘치는 나이 어린 직원, 임금은 많고 보고할 내용은 적은 고임금 간부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저녁 식사 중에 “너는 사람이 너무 물러서 안돼”라며 아들을 해고한 테드 터너 CNN 회장처럼.

경쟁자는 상대를 가릴 것 없이 무자비하게 제압해야 한다. 임원 회의에서 MS사 빌 게이츠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 자는 매일 여러분을 증오하면서 잠에서 깨어납니다”고 훈시, 적개심을 고취시켰던 루이스 거스너 IBM 회장처럼.

불온함의 정도로보자면 이 책은 ‘마피아 경영학’(황금가지·1996년)을 닮았다. ‘친절한 말 한 마디에 총을 곁들이면 보다 많은 돈을 얻을 수 있다’는 알 카포네 역시 마키아벨리의 적자였을까. 두 책을 번역한 소설가 원재길씨는 “무자비한 인간에 대한 찬양이 아니라, 오늘날 경제를 이끄는 ‘군주’들에 대한 조롱”이라고 설명한다. 독법(讀法)은 독자의 선택사항.

지난해 미국 인터넷서점 ‘아마존’ 편집자들이 선정한 ‘2000년 좋은 책’ 20권에 포함됐다. 원제 ‘What Would Machiavelli Do?’.

dig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