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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신간]한국 도자사의 연구

입력 | 2001-01-19 18:59:00


‘한국 도자사의 연구’ 낸 강경숙교수

30년 동안 조선 분청사기에 빠져 살아온 분청사기 전문가인 강경숙 충북대 교수(60·사진). 그가 최근 한국 도자사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역저 ‘한국 도자사의 연구’(시공사)를 펴냈다.

한국 도자사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 수 있는 총론을 비롯, 토기 청자 분청사기 백자 전반을 다루고 있다. 특히 당시의 가마터에 대한 실제 조사작업을 통해 도편의 특징과 제작 시기를 추정한 치밀함, 백자의 문양과 회화사의 관계를 비교 고찰함으로써 도자사와 회화사의 만남을 시도한 새로운 연구 방법 등이 돋보인다.

이 책의 중심은 단연 분청사기다.

“서양미술사를 공부하려고 이화여대 대학원에 진학한 지 두 달 남짓한 1962년 5월, 이화여대 박물관 조교로 발령이 났어요. 출근 첫날 박물관 전시실을 돌아보는데 눈에 확 들어오는 이국적인 도자기가 있는 게 아니겠어요. 청자도 아니고 백자도 아니고, 일본 도자기인가 하고 가까이 가보니 ‘15세기 분청사기’라고 씌어져 있는 거예요. 한국에도 이렇게 매력적인 도자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그 때까지 몰랐다니…. 당장 서양미술사에서 한국도자사로 전공을 바꿨죠. 논문 주제도 분청사기로 정해버렸습니다.”

그렇게 분청사기에 빠져들어 줄곧 외길을 걸어온 강 교수. 그를 30년 동안 붙잡아둔 분청사기의 매력은 무엇일까?

“소박하면서도 활달하고 자유분방합니다. 그리고 친근합니다. 한국인의 심성과 미의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한국미술품 중 가장 한국적인 것이 바로 이 분청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분청사기의 이같은 특징은 특히 그 문양에서 두드러진다. 15세기 세종 재위시에 다양하게 발전한 분청사기가 청자나 백자와는 달리 전국에서 생산됐고 왕실 관아 일반인 모두 사용했다는 점에서 가히 ‘민족 자기’라 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그런데도 분청사기를 비롯해 도자기 연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는 “최근 회화사 연구 인력은 많이 늘어났지만 도자기 연구 인력은 그리 늘어나지 않았다”고 아쉬워하며 “이 책이 후배들의 도자사 연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그는 올해 안으로 ‘한국의 가마터’ ‘한국 도자사’ 등 두 권의 책을 더 쓸 의욕에 차 있다.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