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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 코리안 돌풍…"인도-중국계 이어 IT강자"

입력 | 2000-08-10 18:55:00


첨단 정보기술(IT)산업의 상징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도계와 중국계에 이어 한국인 벤처기업가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첨단기술 관련 전문 인터넷 뉴스사이트인 실리콘밸리닷컴은 최근 수년 동안 실리콘밸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인 벤처기업가 5명을 선정해 9일 특집기사로 소개했다. 실리콘밸리닷컴은 “실리콘밸리의 한국계 기업은 아직 인도계와 중국계에 비해 숫자나 규모 면에서 밀리지만 최근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이(44)〓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꾸어 영상화하는 장치를 개발, 지난해에만 2000만달러(약 22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실리콘 이미지’사의 대표. 79년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 1세대다.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제록스, 선마이크로시스템 등 미국내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95년 독립해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DVI(Digital Visual Interface) 솔루션인 ‘패널 링크’는 업계 표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윌리엄 박(33)〓E메일 마케팅 업계의 선두주자 중 하나인 ‘디지털 임팩트’사 대표. 97년 설립,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에 드는 회사들을 포함해 미국 내 100여개 주요 기업의 E메일 마케팅을 대행하고 있다.

보통 E메일 마케팅의 소비자 응답률이 3∼5%인 데 비해 마케팅 대상 선별 장치를 활용하는 디지털 임팩트사의 경우 응답률은 15%에 달한다.

박대표는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았으며 매킨지사와 인터넷기업인 넷엔젤 등에서 근무했다.

▽조너선 이(40)〓인터넷 온라인 상에서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임대하는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 업체 ‘코리오’의 대표. 코리오사는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기업 시스템 통합과 전자상거래 기술 등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씨는 “정보기술 업계는 머지않아 장비나 소프트웨어 제조회사가 아닌 서비스회사가 주류를 이룰 것이며 코리오사는 그 변화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74년에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민,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마이클 양(38)〓소비자들이 가장 낮은 가격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격 비교업체 ‘마이사이몬닷컴’ 설립자. 지난해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지로부터 ‘우수 인터넷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양씨는 1월 마이사이몬닷컴을 정보기술 전문 뉴스 배급회사인 CNet사에 7억달러(약 7700억원)를 받고 넘긴 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안현덕(35)〓국내 유명 벤처기업인 새롬기술의 미국 자회사인 ‘다이얼패드닷컴’ 대표. 인터넷 무료전화인 웹투폰 서비스 업체로 현재 미국에서만 85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시간대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sungchul@donga.com

▼국비 유학생이 인터넷 갑부로…와이즈넛 윤여걸 사장▼

미국 실리콘밸리에 또 한 명의 한국 젊은이가 성공대열에 들어섰다.

화제의 주인공은 검색엔진 개발회사 와이즈넛의 윤여걸(尹汝傑·30)사장. 93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돼 스탠퍼드대로 유학길에 올랐던 그는 만 7년이 지난 현재 개인재산이 1억달러에 이르는 인터넷 부호로 성장했다.

그가 이끄는 와이즈넛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 선후배 6명이 연구개발을 도맡아 책임지는 한국계 미국회사. 인터넷 항해의 기본 장비인 검색엔진을 개발하는 와이즈넛은 각각 미국 검색엔진 시장의 40%와 10%를 점유중인 잉크토미와 구글을 위협하는 무서운 신생벤처로 통한다. 와이즈넛이 개발한 검색엔진이 탁월한 검색능력을 갖췄음을 업계가 인정했기 때문.

예를 들어 현재 기술로는 1억페이지의 웹문서를 검색엔진이 새롭게 업데이트시키는 데 한달 가량이 필요하나 와이즈넛은 단 3일만에 작업을 끝마친다. 실제로 와이즈넛은 지난달 초 15대의 서버(컴퓨터장비)만으로 12일 만에 전세계로부터 5억페이지의 웹문서를 가져와 검색준비작업을 마쳐 업계를 놀라게 했다.

현재 미국 투자회사들이 평가하는 와이즈넛의 시장가치는 1억5000만달러. 11월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검색엔진 판매를 시작하면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사업가지만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그는 다이얼패드와 같은 국산 인터넷기술이 해외시장에서 빛을 볼 수 있도록 유망 신기술을 발굴해 미국시장에 진출시킬 계획이다. 이미 벤처인큐베이팅과 검색엔진 판매를 위한 한국 지사도 설립한 상태다.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