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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386세대 화제]돈서거 거부 원희룡당선자

입력 | 2000-04-14 04:38:00


‘386다운 승리.’

서울 양천갑의 한나라당 원희룡(元喜龍)당선자는 선거기간 내내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았다. 구시대 정치의 상징인 ‘돈선거’를 거부한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만나는 주민마다 ‘제발 당리당략과 보스의 뜻만 따르는 정치꾼이 되지 달라’고 부탁하더군요. ‘그렇게 할테니 젊은 저를 밀어달라’고 했고 주민들은 그런 저를 믿어주셨습니다.”

그는 ‘현실정치의 벽’을 참신한 아이디어와 깨끗한 이미지로 돌파해냈다고 자부한다.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을 지키기 위해 ‘○○○입니다. 곧 만나뵙겠습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어 언론과 지역주민의 관심을 끌었다. 소프트웨어 전문변호사답게 지구당 개편대회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하루 3∼5곳의 유세장을 다니면서도 주민들과 만나며 걸어서 이동하는 식으로 지역구를 3번 이상 누볐다는 것.

사고로 발가락이 잘려 군대에 못 갔는데도 상대측이 ‘병역기피’라고 비방하자 일일이 맞대응하지 않고 합동연설회장에서 양말을 벗어 발가락을 보여주는 ‘정공법’을 썼다.

“당선의 원동력이 국민의 ‘변화 욕구’였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그의 얼굴 뒤로 ‘원하는대로 바뀝니다. 원희룡과 함께라면’이라고 쓰인 벽보가 또렷해 보였다.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