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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밭 현장 격전지를 가다]"날좀 보소" 눈길끌기 안간힘

입력 | 2000-03-30 19:45:00


전국 각지에서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개인연설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아직 달아오르지 않고 있어 후보들이 고심하고 있다. 후보들은 30일에도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원, 표밭을 누비고 다녔다.

▼연설회 줄이고 악수공세▼

○…대전 충남지역 후보들은 유권자들이 개인 연설회를 외면하는 등 선거 열기가 살아나지 않자 ‘소음과 교통 방해를 일으키는’ 개인 연설회를 최대한 줄이고 유권자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재래 시장, 경로당, 주택가 입구 등에서 악수 공세를 펼치며 얼굴 알리기에 주력.

대전 중구의 자민련 강창희(姜昌熙)후보와 대덕의 한나라당 김원웅(金元雄)후보 등은 “15대 총선 때 하루 평균 5차례 이상 개인연설회를 열어 지역발전 방안을 설명해 눈길을 끌었지만 이제는 연설회를 하려고 해도 냉랭한 표정으로 바라볼 뿐 다가와서 경청하는 유권자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선거운동 방식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설명.

▼매일매일 '△△의 날' 행사▼

○…선거 운동기간의 매일매일을 ‘△△의 날’로 정해 행사를 치르기로 한 충북 청주 상당의 한나라당 한대수(韓大洙)후보측은 30일을 ‘노인의 날’로 정해 지역 내 노인회관 경로당 등을 방문해 노인들과 대화를 나눈 뒤 “노인 복지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

앞으로 ‘청소년 희망의 날’ ‘영세 상인의 날’ ‘교통불편 해소의 날’ 등 행사를 계속할 예정인 한후보는 선거 다음 날인 14일은 ‘화합과 사랑의 날’로 정해 선거 기간에 불편했던 점을 모두 씻어 버리고 화합을 이루자는 취지의 행사를 마련할 계획.

▼유세내용 수화로 통역▼

○…충북 청주 흥덕의 민주당 노영민(盧英敏)후보는 30일 오후 흥덕구 비하동 아파트단지에서 “안녕하십니까, 사랑합니다, 노영민입니다”라는 인사를 수화(手話)로 하는 이색 선거운동을 전개.

노후보는 이어 본격 유세를 시작하면서 수화 통역원 2명을 내세워 유세내용을 수화로 전달하게 했는데 “청중 중에 장애인이 있을 수 있어 이들을 위해 수화를 하게 됐다”고 설명.

○…15대 총선 당시 대전 동구 갑, 을 선거구에서 자민련 후보로 나와 나란히 당선된 한나라당 김칠환(金七煥)후보와 자민련 이양희(李良熙)후보는 이날 자민련 소속 시의원과 구의원 13명이 한나라당에 입당한 것을 놓고 성명전을 전개.

이후보는 “6·4 지방선거 때 공천했던 자민련과 표를 던진 선거구민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탈당파’를 비난하자 김후보는 “어느 후보가 지역 발전을 위한 진짜 일꾼인지에 대해 유권자가 느끼는 체감 지지도를 지방의원들이 파악한 것일 뿐”이라고 맞대응.

▼車닦아주며 한표 호소▼

경남 창원을의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후보의 자원봉사자들은 29일에 이어 30일에도 황사비로 지저분해진 시민들의 차를 닦아주면서 한 표를 호소.

권후보측 자원봉사자 200여명은 경남 창원시내 상남동 사파동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 주차장을 돌며 더러운 차를 닦아주는 등 이색 선거운동을 전개.

경남 창원갑의 무소속 정세영(丁世永)후보는 TV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허준’에서 아이디어를 따와 자신을 “능력 있고 깨끗한 ‘창원의 허준’ ‘정치의 허준’”으로 내세우며 유세차량에도 상투를 튼 정후보의 캐리커처를 붙여 눈길.

▼'공명선거 실천대회'썰렁 ▼

부산지역 시민 사회단체들이 30일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개최한 ‘후보자 공명선거 실천 다짐대회’는 76명의 전체 후보 가운데 절반에도 못 미치는 33명의 후보만 참석해 썰렁한 느낌.

주최측은 “TV 토론회 참석 등을 이유로 나올 수 없다고 밝힌 후보가 많이 있었지만 이렇게 참석률이 낮을 줄은 몰랐다”며 “경쟁이 치열해지자 후보들이 거리 유세에 나서는 게 차라리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분석.

▼개그맨 탤런트 초빙▼

○…여성운동가 출신 여당후보와 현역의원 출신 무소속후보의 접전이 치열한 광주 동구는 두 후보 모두 서울에서 특별 초빙한 연예인을 유세현장에 동원해 이 지역에선 보기 드문 열띤 유세전을 전개.

민주당 김경천(金敬天)후보는 30일 오전 동구 대인동 대인시장 입구에서 개그맨 이하원 표영호씨 등이 포함된 민주당 연예인 홍보단을 거리유세장에 등장시켜 시장상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전략. 무소속 이영일(李榮一)후보도 30일 대인시장과 남광주시장을 돌면서 서울에서 내려온 인기탤런트 정영숙씨와 동행, 유권자들의 관심을 유도.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