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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회장 타계1년]SK, 전문경영인 중심 탄탄한 성장

입력 | 1999-08-22 19:00:00


고 최종현(崔鍾賢)회장이 타계한 지 26일로 1년.

최회장 장례식이 끝난 직후 SK그룹은 전문경영인 출신 손길승(孫吉丞)회장을 그룹회장으로 추대, IMF불황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거듭하면서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올해초 장남 최태원(崔泰源)SK㈜회장이 주총에서 SK텔레콤 SK상사 SK건설 등 그룹내 5개 주력사의 등재이사로 선임돼 “과도기를 청산하고 오너체제로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평. 최근 재벌의 ‘대물림 총수’ 문제가 불거지면서 손회장 체제가 당분간 지속되리라는 게 재계의 대체적 전망이다.

손회장은 취임 후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사업장을 방문하고 사내 공식회의만 100회 이상 주재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그룹 내 핵심현안은 반드시 최태원회장과 상의한 후 결정하는 스타일.

SK는 그룹 내 양대 축인 SK㈜와 SK텔레콤이 부동의 업계 1위를 굳혀 올 상반기에만 420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남겼다. 지난해 매출은 51조원. 대우그룹이 해체되면 현대 삼성 LG에 이어 자동으로 4대 재벌에 편입된다.

지난해 그룹내 걱정거리였던 SK증권도 증시호황을 타고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7월에는 SK케미칼이 국내 신약1호인 항암제 ‘선플라’의 상용화에 성공, “21세기에는 그룹의 주력사업이 현재의 에너지와 정보통신에서 생명공학으로 옮겨간다”는 전망도 나왔다.

현재 SK의 유일한 걱정은 SK텔레콤에 대한 지분이 26%로 외국인 지분(34%)보다 적어 경영권이 불안하다는 점. 이 문제는 앞으로도 골칫거리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룹 내부적으로는 지난 1년간 계열사 사장들의 책임경영체제가 강화됐다. 그룹내 주요 현안은 매주 화요일 손회장 주재로 10여명의 계열사 사장이 참석하는 ‘수펙스회의’에서 결정된다.

유승렬(劉承烈)구조조정본부장(부사장) 표문수(表文洙)SK텔레콤전무 최재원(崔再源·최태원회장 동생)SKC전무 등은 그룹내 차세대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10월에는 종로1가에 건설중인 35층짜리 SK빌딩에 주력사들이 입주, ‘을지로’시대를 마감하고 ‘종로’시대를 열게 된다.

SK그룹은 최회장 1주기를 맞아 26일 워커힐호텔에서 추모식 및 유고집출판기념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