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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자금,은행서 증시로 몰려…주식상품 잔액 급증

입력 | 1998-12-21 19:24:00


신종적립신탁 등 금융권 자금의 일부가 주식시장으로 흘러가는 등 고수익을 목표로 한 시중 여유자금의 행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내년에도 금리를 추가로 떨어뜨릴 경우 은행권에서의 자금이탈은 더욱 격심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종적립신탁 해약〓조흥 상업 한일 외환 국민 신한 한미 하나 등 신종적립신탁 예치 규모가 큰 8개 시중은행의 인출현황을 집계한 결과 첫 만기일인 15일 이후 18일까지 나흘간 3천3백5억원이 인출됐다.

만기금액인 총 1조6천7백30억원 가운데 19.8%가 해약된 셈.

은행별 신종적립신탁 인출규모는 △신한 8백3억원(총 만기금액 1천9백66억원) △국민 7백83억원(4천3백58억원) △조흥 5백17억원(2천1백57억원) △하나 2백93억원(2천3백46억원) 등이다.

이런 해약 추세가 내년 1월에도 이어진다면 1월말까지의 신종적립신탁 만기금액(약 35조원)중 7조원 가량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이동할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주식관련 상품 잔액 급증세〓신종적립신탁 이외에도 예금상품 잔액은 줄고 주식관련 상품의 예치잔액이 증가하는 추세가 전 금융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줄곧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던 투자신탁의 주식형 수익증권은 이달들어 주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16일까지 4천억원이 신규 유입돼 올들어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조기상환하는 스폿펀드는 ‘없어서 못팔’ 정도.

한국투신이 21일 시판한 30억원 규모의 스폿펀드 4개는 이날 하루만에 모두 팔렸다.

그렇지만 이달들어 16일까지 △은행의 신탁상품은 7천2백7억원 △종합금융의 자발어음은 1조4천4백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는 5천4백억원이 각각 감소하는 등 금융상품간 희비가 교차했다.

▼주식시장에 몰린 돈〓15일 5조2천7백68억원에 이르던 고객예탁금은 18일 현재 4조8천84억원으로 약간 감소했지만 연초 1조원을 밑돌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규모로 불어난 셈.

투자자들은 11일 이후 주가폭락에 다소 겁을 먹은 눈치지만 ‘갈 곳이 없어’ 증시 주변을 여전히 어슬렁거리고 있다고 한 증권관계자는 귀띔한다.

21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일주일간의 하락 추세에서 반전, 무려 40포인트가량 폭등했으나 ‘단기적인 반등’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증권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내년 증시가 기업들의 실적호전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상승세를 타지 않을 경우 최근 주식투자를 시작한 초보투자자들은 주가폭락으로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강운·이용재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