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23일 방한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민주주의, 인권, 그리고 유엔에 기여한 헌신적 역할을 평가했다.
유엔사무총장으로는 네번째로 방한한 아난총장은 회견에서 남북한 긴장관계와 아시아 금융위기, 그리고 한일(韓日)과거사문제 등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는 특히 한국이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메이저 플레이어(주요국)’로서 건설적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다. 그는 회견에 앞서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오찬을 같이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70년대 쿠르트 발트하임 사무총장이 했던 것처럼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할 생각은 없는가.
“벌써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대중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매우 만족하며 4자회담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려는 움직임을 지지한다.”
―북한을 방문할 계획은….
“북한을 방문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지금 유엔총회 중이고 일정문제로 사정이 허락되지 않고 있는 것 뿐이다. 언젠가는 북한에 가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
―유엔의 대북(對北)식량지원이 북한 식량난 해결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동의할 수 없다. 유엔의 인도적 구호활동은 북한에 변화를 줬다. 하지만 북한의 농업구조조정은 북한당국이 결정할 문제다. 국제사회는 홍수 등 자연재해가 있을 때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유엔차원에서 군대위안부문제 등 일본의 과거 전쟁범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가.
“한일 양국간에 오래 논의돼 온 문제라는 것을 잘 안다. 특히 군대위안부문제는 이제 해결돼야 한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