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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대만진출 여고졸업반 7명, 귀화조건 출국

입력 | 1998-10-08 19:04:00


“대만에 귀화한다고 하니 주위의 눈총이 따가웠습니다. 어렵게 한 결정이니만큼 반드시 대만 국가대표가 되고야 말겠습니다”.

대만실업농구팀최종입단테스트를 받기위해 9일 출국하는 부산 동주여상의 최송임(18). 8일 국민은행과 연습경기를 한 그의 눈에는 비장한 각오가 서렸다.

최송임과 함께 대만으로 진출하는 여고졸업반 선수는 이혜숙(대전여상)과 박정시(명신여고) 김화영(영광여상) 김민경(동주여상) 등 7명. 이들은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사태가 터지면서 국내 여자실업팀이 잇따라 해체되는 바람에 취업의 길이 막힌 피해자들.

하지만 10년간 구슬땀을 흘렸던 농구코트를 떠날 수 없어 ‘귀화’를 조건으로 내건 대만 실업팀 입단을 결정하게 됐다.

박정시의 아버지 박영국씨(54·중장비업)는 “해외입양을 보내는 심정”이라며 막내딸이 농구를 계속하기 위해 대만에 귀화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이날 언니들의 밀착마크를 뚫고 3점슛 5개를 터뜨린 김화영은 “대만으로 국적을 바꿔야 하지만 한국인의 자존심을 잃지 않겠다”며 “대만에서 대학에 진학해 훌륭한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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