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빠진 맥주의 ‘힘’.
더울수록 남편이 즐겨찾는 맥주. 주부에게 먹다 남은 맥주는 처치곤란. 남은 맥주 재활용법은? 맥주는 튀김이나 고기요리와 찰떡 궁합. 남은 맥주는 즉시 병에 모아 밀폐했다가 요리에 사용한다.
맥주를 활용한 ‘피시 앤 칩스(Fish and Chips)’를 내놓고 있는 웨스틴조선호텔의 아이리시펍 ‘오킴스’의 김문섭주방장. “서양요리에는 주로 와인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는 맥주를 활용합니다. 맥주를 넣으면 조리 과정에서 알코올 성분은 날아가고 맛과 향만 살아남게 됩니다.”
요령은 튀김 반죽시 물 대신 맥주를 넣는 것. 생선튀김 양파링을 만들 때 특효. 부드럽고 고소한 맛에 영양만점. 맥주의 기포가 부풀리는 역할을 해 매끈하게 튀겨진다. 전 부칠 때 응용해 볼 만.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는 맥주에 재웠다 조리. 은은한 향이 배어 나온다. 쇠간은 얇게 썰어 맥주에 하루 동안 담가놓았다 전으로 부치면 아이들도 잘 먹는다.
▼생선 감자 튀김〓대구살 2백40g 감자튀김 2백g 레몬 1개 맥주 2백㏄ 튀김가루 3백g 소금 후추. 영국이나 아일랜드 길거리에서 흔히 만나는 요리. 대구살은 얇게 썬다. 맥주에 튀김가루를 섞어 반죽한다. 대구살에 소금 후추로 간을 해 밀가루 맥주반죽 순으로 묻혀 섭씨 1백80도 기름에 브라운 색이 날 때까지 튀긴다. 식초나 레몬즙에 찍어 먹으면 별미.
▼쇠고기 맥주 스튜〓쇠고기 5백g 양파 1개 버섯 30g 다진마늘 20g 맥주 1병 브라운소스 5백㎖ 토마토페이스트 40㎖ 소금 후추. 쇠고기는 큰 깍두기모양으로 썬다. 양파 버섯도 먹기좋게 썬다. 프라이팬에 쇠고기와 야채를 같이 넣고 볶은 뒤 토마토페이스트를 넣고 볶는다. 브라운소스 맥주를 넣고 고기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끓인 뒤 간한다.
끝으로 살림아이디어에 관한 프로주부들의 귀띔.‘한 마리만 눈에 띄어도 보이지 않는 곳에 수백마리가 숨어있다’는 바퀴벌레 퇴치법. 병 입구에 기름을 바르고 김빠진 맥주를 넣어두면 바퀴벌레가 냄새에 끌려 병속으로 들어간다. 맥주를 행주에 적셔 유리그릇이나 가스레인지 냉장고내부를 청소하면 냄새가 없어지고 깨끗이 닦아진다. 검정 옷을 세탁할 때 마지막 헹굼물에 맥주를 넣으면 선명해진다.
〈고미석기자〉mskoh119@donga.com